독자가 만난 독자 ㅣ 법관 지망생 박기훈씨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별 생각 없이 대학에 들어갔고, 몇 개월 그냥저냥 시간을 보냈죠. 근데 문득 너무 허무해졌어요. 그래서 재수를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한 재수생활이 이제 3년째 접어들었다. 독자 박기훈씨. 명분상 대학 1학년 휴학생인 그의 비공식 직함(?)은 ‘휴학생의 탈을 쓴 장수생’이다.
사실 단 1년의 경험만으로도 대한민국 대학입시의 무지막지함에 목이 멘 내게, 그의 그칠 줄 모르는 ‘의지’란 놀라운 것이었다. 대체 그 의지의 원천은 뭔지 궁금했다. 약간 뜸을 들인 뒤 이어지는 그의 대답. “어렵게 꿈을 찾았거든요. 그렇게 찾고 나니까 쉽게 포길 못하죠. 재수학원에 다니다 보면, 서른 넘어 회사 그만두고, 다시 공부하겠다고 오는 분들을 종종 보거든요. 그런 분들 보면서 더 오기가 생긴 거 같아요.”
어렵게 찾은 그의 꿈은 법관이 되는 거다.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법을 통해 이를 실현시키려고 한다. “사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주로 기득권자들만 혜택을 누리는 것 같아요. 사회적 약자·소수자들까지 품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을 하고 싶어요.”
그는 <한겨레>와 <한겨레21>을 모두 재수시절 처음 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한 그에게 <한겨레21>이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 셈이다. 그는 특히 <한겨레21>만의 장점으로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기사들을 꼽았다. 더불어 정치·경제에 치우치지 않고, 사회 각층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기사들도 긍정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한겨레21>에 대한 그의 평가가 마냥 곱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정치기사들은 지나치게 우리 편, 남의 편을 가르며 경직되어 있는 것 같고, <한겨레21>만의 색깔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대안 없이 문제제기만 늘어놓는 듯한 기사들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가끔 한겨레가 진보냐라는 말을 해요. 요즈음 변화된 상황에서, 그에 어울리게 제 색깔을 낸다는 게 어려운 거겠죠. 이젠 새로운 각도에서, 그에 맞는 비전을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하나 꼭꼭 씹어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장래에 그의 바람대로 법관이 되면, 적어도 성급한 판결로 인한 피해는 면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 좋은 결과로 그의 장수생활이 산뜻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 부디, 꿈★을 이루길…. 구가인/ 4기 독자편집위원

인터뷰 내내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하나 꼭꼭 씹어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장래에 그의 바람대로 법관이 되면, 적어도 성급한 판결로 인한 피해는 면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 좋은 결과로 그의 장수생활이 산뜻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 부디, 꿈★을 이루길…. 구가인/ 4기 독자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