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만난 독자ㅣ전 민변 사무총장 윤기원 변호사
윤기원 변호사. 그는 2000년 6월부터 올 5월 말까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총장으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민변은 1988년 창립해 현재 한국 전체 변호사의 8% 정도인 350여명이 가입한 민간인권단체다. 사무총장 재직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국가인권기구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해 농성을 하고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마침내 국가인원위원회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가보안법 폐지나 개정에 전혀 구체적 성과가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다.
요즘 한창 뜨거운 논의가 일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방식에 대해서도 유럽방식 추진위원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향후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방송방식이 적절한 테스트나 토론과정 없이 그저 산업논리만을 내세운 정부의 뜻대로 결정되고 있어요. 공익차원에서 반드시 바꿔야 해요”라며 문제점들을 열심히 지적한다. 이 밖에도 시민단체나 인권단체와 연계해 민주화에 필요한 정책 토론회나 대책위원회 등에도 활발히 참여한다. “2년 임기제인 사무총장직을 마치고 평회원으로 있지만, 앞으로도 민변 회원으로서 나를 필요로 하는 일에 계속 관여할 겁니다.” 지금은 시민사회연대회의에서 비정부기구(NGO) 법제에 대한 정비작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어 있는데 민변에서, 왜 돈벌이 안 되는 일에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걸까? “일종의 원죄의식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나는 80학번으로 이른바 386세대의 원조격이죠. 학창시절 당시 주위의 선배와 동기, 후배들이 민주화를 위해 열성적으로 투쟁하다가 감방에도 가고 군대에도 가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나는 다른 방식으로 민주화에 기여해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때 나 자신과의 약속대로 변호사가 되어 이 사회에 필요한 일에 조금이나마 참여하는 겁니다.” 이런 그에게 민변 참여는 당연한 수순이겠구나…. 이해가 되었다. 어떻게 20대 초심을 계속 간직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마 혼자라면 어려웠을 겁니다. 민변활동으로 자극받고 또 끊임없는 자기 점검과 검증을 통해 초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한겨레21>은 초창기부터 열심히 구독해왔다. “<한겨레21>은 다른 보수적인 메이저 저널이 다루지 않는 기사들을 주로 내놓잖아요. 사회적 약자나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분명히 있는데도 도외시되는 분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점이 좋아요”라고 한다. <한겨레21>에 요구할 사항은 별로 없고, 지금까지처럼 마이너리티에 대해, 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계속 애정을 가지고 다뤄주기를 당부했다.
이경숙/ 4기 독자편집위원

이경숙/ 4기 독자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