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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의료인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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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8-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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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독자ㅣ한양의보사 전 보도부장 최용수씨

오랜만에 햇살이 비친 8월24일 토요일 오후, 한양대 앞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밤새 시험 공부 하느라 피곤해요. 정말 매주 시험 보는 거 힘들다니까요.” 한양대 의대생 최용수씨는 시험이 끝나고 바로 나왔다면서 엄살(?)부터 부렸다. 99년 처음 입학할 때 축구선수 최용수를 닮아 별명이 독수리였다. 지난 월드컵 미국전 때 최용수가 찬스를 놓치자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한양의보사 전 보도부장이 지금 그의 직함이다. 의과대학 신문사에서 일한 지 4년, 함께 신문사에 들어온 동기들이 하나둘 떨어져나갈 때도 묵묵히 후배와 다른 동기들을 챙겼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과거보다 못한다고 선배들에게 많이 혼났어요. 잘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제가 선배가 되어보니까 후배들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기도 하고. 후배들이 편집장을 넘겨받았으니 더 잘하리라 믿어요.”

1년에 5번 나오는 신문이지만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편집하는 날은 집에 못 들어가는 일이 많다. 그러나 가장 힘든 건 역시 재정적인 문제. 학교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비판적 기사도 별 부담 없이 쓸 수 있지만 소규모 광고만으로는 적자를 면하기 힘들다. 몇해 전 학교쪽이 재정지원을 할 테니 학교가 원하는 기사에 지면을 할애할 수 있느냐며 의견을 물어왔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가 <한겨레21>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읽어본 것은 대학에 입학해 의과대학 신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수습기자 시절 밤새워 쓴 기사들이 선배들로부터 난도질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몇 차례 하면서 자연히 전문기자들이 쓴 일간지나 잡지 기사들에 대해 제법 기특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한겨레> 기사들을 뒤지다가 <한겨레21> 광고를 본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사회에 대해 신경쓰지 못한 문제들을 알게 해줬다고 해야 할까요. <한겨레21> 기사들은 그 가운데서도 내 생각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무엇보다 사회에 대해 막연하던 내 생각과 느낌들을 논리적이고 호소력 있는 글들로 정리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오마이뉴스>도 좋은 글을 쓰던데 <한겨레21>이 뒤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은 마이너리티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다. 그 가운데 마이너리티는 정치면 같이 맨날 이름 듣는 사람들이 아닌 대중의 눈길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전쟁을 차가울 정도로 생생하게, 그러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아 좋아한다.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기사는 앞으로 의료인의 한 사람이 될 내가 가져야 할 마음이 어때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백대현/ 4기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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