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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17호를 보고

419
등록 : 2002-07-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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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무법천지

학생기자 시절 미군차량과 관련된 취재를 한 적이 있다. 미군차량은 당연히 있어야 할 번호판도 없이 버젓이 거리를 돌아다녀 혹시 사고가 발생해 뺑소니를 칠 경우 어떻게 증명할 길도 없고 보상받을 수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부대 인근에 가정집이 많은 점을 감안했을 때 그 위험성은 대단했다. 하지만 더 문제인 것은 취재과정에서 관련 부서에 여기저기 전화를 해봤지만 다들 발뺌할 뿐 책임지려고도 그리고 이후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일함이 참사를 부른지도 모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미군차량은 번호판을 달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다녀 참으로 유감스럽고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얼마 전 발생한 여중생들의 억울한 죽음도 어쩌면 번호판 없는 미군차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미군의 오만방자함의 또 다른 예가 돼줄 것이고, 더불어 제대로 된 처벌을 할 수 없게 하는 현행법의 숱한 문제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죽음으로 인해 주한미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소수의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보편적인 것으로 돼버렸고, 이를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가슴 아픈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해야 함을 요구하는 바다. 더불어 미군의 이러한 무법천지를 좀더 구체적인 사례별로 보도해줬으면 한다.

김장효숙/ 부산시 남구 용호2동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저는 이번호에 실린 ‘태극기가 흐느낀다’를 읽고 좀 다른 시선으로 말해보려 합니다. 미군의 거짓말에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고, 저 역시 화가 납니다. 그렇지만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니 문제가 있긴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6월13일 미군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사건이야말로 이 속담과 딱 맞아떨어지는 듯합니다.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정부는 효천리 도로를 확장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겠죠. 대형차가 지나다닐 때마다 인도와 도로가 구분되지 않는 그 길로 인해 고랑으로 뛰어내린 적도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미리 도로를 확장하거나 인도를 구분지어 놓았으면 이번처럼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로 변해가기를 기대합니다.

이은주/ 부산시 영도구 영선동

낙하산 인사의 끝은 어디에

늘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는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국방사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항공처럼 나라를 위해 성장해야 하는 회사라면 왜 굳이 사장을 임명 형식으로 뽑아야 하나. 왜 전임 사장이 임기도 안 끝내고 어디론가 발령이 나 새로운 사장으로 교체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지 답답하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이리 휘청 저리 휘청대는 회사의 상황에 이 회사 직원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그 적응 기간과 노력이 얼마나 소모적인지 정부는 알까? 길형보 사장도 이번 인사 때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었다. 더 높은 명예를 얻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한국항공 사장을 맡는 것이라면 언론이 앞장서서 깊이 파헤쳐 그런 사장이 임명될 수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언론이 알려주지 않으면 일반 국민은 이런 회사에 대해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다. 앞으로 <한겨레21>은 더욱 이런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는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더불어 이런 기사와 함께 장 전무와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싣고 한국항공 직원들의 목소리도 함께 실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앞으로 한국항공이 어떤 길을 택해야 우리나라 국방사업 발전을 위해 좋은지 여러 관련 인사들의 말을 빌렸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현재의 사건보다는 앞으로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더 앞서가는 주간지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박형진/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눈살 찌푸리게 만든 불륜 드라마

요즘 TV에서 드라마 내용이 도덕적이지 못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방송에서 예전에 방영한 <애인>이 성공을 거둔 이후로 불륜이라는 주제의 드라마가 버젓이 가정의 안방에서 시청되고 있습니다. <애인>이 방영되던 때는 불륜이 신선한 충격이었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사는 불륜을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문화방송·한국방송 등에서는 불륜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재미를 따지기 이전에 과연 불륜이 방송에 적합한 주제인지, 지금도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는지 날카로운 비판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백민주 / 서울시 강북구 수유 1동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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