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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그가 화장실을 즐겨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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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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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독자 ㅣ 참여연대 이송희 간사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만난 참여연대 간사 이송희(30)씨는 밝고 생동감이 넘쳤다. 시민사업국 자원활동 담당인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살자’주의자이다.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와 인터뷰를 마치자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행동으로 마음을 지배하는 사람이 됩시다.”

시민단체 간사는 3D업종(?)의 하나이며, 잘해도 표나지 않게 마련이다. 참여연대는 특히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99년 12월 참여연대에 들어와 벌써 3년차! 2000년 1월에 결혼해서 ‘2000년 총선시민연대’ 활동을 하느라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바람에 신혼 시기를 놓쳐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총선연대여 내 신혼을 돌려다오!”

그가 <한겨레21>을 구독한 지는 벌써 5년이 됐다. 갱신할 때마다 고민했는데 일주일 지나면 “그냥 읽지” 하는 마음이 들어 계속 보고 있다. <한겨레21>을 주로 읽는 공간은 주로 ‘해우소’(解憂所)라고 한다. 바쁜 와중에 해우소는 철저하게 자기만의 공간이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끔은 ‘볼일’을 마쳤음에도 책에 빠져 일어나지도 못할 때도 있다고 한다.

<한겨레21>은 부부의 대화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한다.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과 사는데, 서로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제각기 바쁘기 때문에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한겨레21>을 보면서 서로 비슷한 시각과 생각을 갖고 있음을 느낀다고.

요즘 그는 <한겨레21>에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처음에는 참신한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대중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저는 긍정적으로 봐요. 대중적이어야 변화의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보거든요.” 특히 ‘움직이는 세계’와 ‘휴먼 포엠’을 재미있게 읽는다. 움직이는 세계는 해외 통신사들이 전해주는 소식과 달리 살아있는 느낌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과 사회’도 즐겨 읽는 난인데, 앞으로 지면을 더 할애해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다.


이송희씨는 바쁜 우리에게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독서방법을 제안한다. “따로 시간 내서 보기 어려우면, 화장실 변기 위에 얹어놓고 틈날 때마다 한번 보세요. 한명의 구성원이 가져다놓은 그 책자로 인해 한 가족이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되고, 더욱 적극적인 시민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보세요.”

남광우/ 4기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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