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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그래도 나는 진보정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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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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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독자 ㅣ 사회당 한양대학 학생위원회 위원장 정호영

“다들 환경현장활동 가고 지금은 좀 덜 바빠요.”

방학한 지 벌써 1주일이 다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학교에 있다. 99년 경제학부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고 그해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활동을 한 뒤 입대, 그리고 3년 만의 만남이었다. 순진해 보이던 얼굴은 단단하게 바뀌어 있었지만 웃는 얼굴은 그대로였다. “이주의 독자요? 음… 그런 거 나오면 다들 뭐라고 할 텐데…. 제대로 일도 못하면서 얼굴 나온다고.”

그가 처음으로 <한겨레>와 인연을 맺은 건 꽤 일찍부터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을 비롯해 주변 친척들이 볼 만한 신문으로 <한겨레>를 추천해줬다. 덕분에 <한겨레21>도 창간할 때부터 봤다고 한다. 과거에는 <한겨레21>을 가판대에서 항상 구입해 봤지만 지금은 주머니 사정으로 주로 인터넷으로 보고 주간지는 사회당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가져다놓은 걸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대강 읽는 것은 아니다. 비판을 해달라고 했더니 말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진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기사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조선·중앙·동아 같은 메이저 언론에 비해 상대적인 진보성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사회당 한양대학교 학생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군입대 전인 99년 청년진보당 당원이었으니까 3년 만에 출세(?)한 셈이다. 최근 노동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사회당에 대한 지지도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아닌 진보정당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리 없다.

”청년진보당으로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지났어요. 하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못한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청년진보당에서 사회당으로 당명이 바뀌면서 이름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학내에서 활동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 힘들어요. 또한 월드컵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군소정당 후보자라고 토론회 참석을 제한한다든지,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주지 않는 것은 횡포라고 생각해요. 결국 민주당 아니면 한나라당만 선전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


열심히 활동하며 살아가는 그를 보며 50%에도 못 미친 지방선거 투표율을 생각하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선거에 대해 물어보았다. “정당명부제에서 약 26만표를 얻었어요. 민주노동당에 비하면 많은 표가 아니지만 이전 선거에 비춰보면 긍정적인 결과예요.” 그는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었다. 한국사회에 진보정치가 뿌리내릴 때까지.

백대현/ 4기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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