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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열혈독자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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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6-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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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독자 ㅣ 시민정보미디어센터 박승문 부장

“처음 <한겨레> 봤을 때 무척 화가 났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한겨레>를 접한 박승문(31) 시민정보미디어센터 부장은 기존 언론에 길들여진 탓인지 비판의 칼날을 세운 <한겨레>가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한겨레>는 자신의 폐쇄성을 깬 망치가 되었다. 대학에 들어오면서 <한겨레21>을 만났다. 이후 <한겨레21>은 사회를 보는 기준이 되었단다. 아직 정기구독을 하지는 않지만 잡지를 살 돈은 주머니에 늘 넣고 다닌다.

“<한겨레21>도 많이 변했어요. 요즘 왜 그래요? <한겨레21> 마저, 하는 생각이 든다고요.” <한겨레21> 독자는 창간과 더불어 함께 해온 독자가 대부분인데 요즘 보수화되는 것을 느낀단다. 그래서 더욱 <한겨레21>을 향해 애정어린 칼날을 세우려 한다.

그래도 기득권층보다는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한겨레21>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기획기사들이 좋고요. 선정적이지 않고 문제의식을 유발하는 기사들이 많아요.” <한겨레21>에 바라는 점은 일회적이고 이벤트성이 강한 기사보다는 심층적인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사를 많이 실어달라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부터 시민정보미디어센터(옛 한국휴먼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등록된 단체로 국내외 시민단체 네트워크 사업, 이동통신이나 인터넷의 소비자 권익 대변 등을 하는 시민단체들의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사막화 방지사업, 창의적 생활인의 모임 추진사업 등에 주력한다. 또한 지금 온 나라가 열광하는 월드컵의 피파바로세우기운동(www.ilovefootball.org)을 일본 요코하마의 시민단체인 토코본(ToCoBoN)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월드컵이 진행 중이지만 정작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상업화나 비리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저도 물론 축구를 좋아합니다. 우리 대표팀이 16강이 아니라 8강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FIFA는 월드컵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한겨레21>에서도 FIFA의 문제점에 대해 다뤄주면 좋겠어요. 또 월드컵에서 소외된 계층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번주부터 독자편집위원회가 이주의 독자란에 뛰어들게 됐는데, 처음 만난 박 부장은 애정과 비판의식이라는 <한겨레21> 열혈독자의 조건(?)을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시민운동의 일선에 선 그가 이주의 독자도 좋지만 독자편집위원회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살짝 박씨에게 귀띔을 했다.

“다음 5기 독자편집위원회에 꼭 참여하세요.”

박경남/ 4기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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