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ㅣ 강원대 조경학과 박봉우 교수
강원대 조경학과 박봉우(51) 교수는 <한겨레21>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그 재미를 위해 일부러 정기구독을 신청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수요일을 온전히 책을 위해 바친다. 강의를 마치면 곧바로 구내 서점에 가서 신간서적의 향기를 맡는다. 이날 ‘행사’는 <한겨레21>을 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받아보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직접 사는 재미도 만만치 않죠.”
그의 <한겨레21> 사랑은 창간호까지 거슬러올라간다. <한겨레>가 나왔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 신문사가 발간한다는 주간지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최근에는 주간지를 받으면 ‘박노자의 세계와 한국’부터 읽는다. “세계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잘 짚어내고 반성해야 할 점과 지향해야 할 점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부러움도 느껴요.” <한겨레21>이 오래 두고 사귄 벗이 되다 보니 아쉬울 때도 있다. 박 교수는 기획기사는 상당히 좋지만, 그것 못지않게 현재 이슈가 되는 현상이나 사건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뤄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는다. 그는 주간지 기사는 발로 써야 한다고 믿는다. 책상머리에 앉아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평해대는 기사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박 교수가 <한겨레21>을 계속 사는 이유도 기자들의 ‘발’을 믿기 때문이다.
그가 임학과를 졸업한 73년, 한국에서 조경학은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70년대 초반에야 ‘조경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박 교수는 학교에서 ‘조원학’이라는 강좌를 처음 듣고 바로 “이것이 내 길이다”고 결정하여 졸업하자마자 당시 신설된 조경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조경학은 환경을 다루는 학문이에요.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조경학의 목적이죠.”
83년에 강원대학교에 부임한 이후 그는 한번도 환경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 박 교수가 보기에 모두들 강원도는 자연이 풍부하다고 얘기하지만, 그 풍부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우리는 그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만 생각해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10년 전부터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 함께 ‘숲과 문화연구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우리 숲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두달에 한번씩 ‘아름다운 숲 탐방’을 한다. 격월간으로 <숲과 문화>라는 책자도 낸다. 박 교수가 가지고 있는 꿈도 이런 활동을 통해 후세들에게 좋은 자연을 물려주는 일이다. “입으로는 자식들 잘되라고 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요. 자연환경 보호가 바로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이죠. 숲과 문화연구회 활동을 통해 자연보호 의식이 끝없이 확산돼 갔으면 좋겠어요.” 그의 환경 사랑은 제자들에게 이어지고 시민들에게 전파되어 점점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