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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02호를 보고

404
등록 : 2002-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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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지 못하는 우리

이번호 움직이는 세계 ‘의문으로 불타는 펜타곤’을 읽고 프랑스인들이 많이 부러웠다. 프랑스의 사회·문화·교육적 환경이 그러한 책의 출판을 허락할 수 있는 힘이었을 것이다. 노근리의 진실은 2002년이 되어도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4·3 항쟁은 아직도 얘기하기가 민감한 소재이다. 아직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제대로 된 비판을 받지 못하고 국민들이 묵묵히 수용해야 할 뿐이다.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 9·11 테러에 의문을 던지는 책이 출판되었다면 미국의 감시를 받기도 전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검열을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우울해진다.

고안나/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우리 정치의 식상한 행태들


표지이야기 ‘영남이 꿈틀댄다’를 읽으며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체증을 느꼈다. 우리의 근대사를 온통 물들였던 해묵은 색깔론과 지역감정이 이젠 희석되고 엷어지리라는 희망이 전자라면, 아직도 음모론을 내세우는 정치인이나 그것에 휘둘리는 민심이 있다는 사실은 후자라 할 수 있다.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과 환멸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보고 한 가닥의 가능성을 느끼며 부쩍 뉴스나 신문을 들여다보곤 한다. 정치에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이미 지난 세월 동안 국민을 기만했던 행태들은 너무 여러 번 보고 들어서 식상하다. 속내가 들여다보이는 짓은 자제가 필요한 시기다. 국민들은 더 이상 어리석지 않다.

최현숙/ 부산시 동구 범일동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나

내가 <한겨레21>을 구입한 것은 표지이야기에서 다룬 부산·대구 민심 르포에 관심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표지이야기에 해당하는 기사는 4쪽(그것도 사진과 도표가 포함된)뿐이었다. 너무나 아쉬웠다. 좀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표지이야기로 다루는 사안에는 좀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기독자가 아닌 사람들은 표지이야기를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범광옥/ 서울시 구로구 구로1동

50대는 일하고 싶다

한미은행에 이어 조흥은행에서도 40대가 행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보고 축하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50대 독자입니다. 구제금융을 받던 때도 금융권을 시작으로 일반 기업체까지 대다수의 50대가 명예퇴직을 당했는데, 또다시 그때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갈수록 평균수명과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반비례하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사회보장제도도 확립돼 있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에서는 기업구조 개혁을 빌미로 세대교체만 권장할 것이 아니라 50대 이상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성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선기/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안녕하세요. 중3 소녀 상경이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집에 날아들던 <한겨레21>. 정치에 관심이 없어 앞장은 대강 넘기고 문화·사회면 위주로 봤는데, 요새는 <한겨레>를 보고 <한겨레21>을 보니까 흥미가 점점 더해져 조금은 더 꼼꼼히 보게 된답니다. 특히나 이번호에는 요새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노무현 돌풍을 시작으로 박근혜 의원 인터뷰 등을 잘 봤습니다.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자폭을 다룬 기사는 제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떠났답니다. 또 9·11 테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읽고 공감도 했고, 기자가 뛰어든 세상을 읽고는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와아∼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건 처음입니다. 앞으로는 매호를 꼼꼼히 봐야 겠습니다. 시사문제에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겨레21>의 덕입니다. 그런데 언제 한번 공교육 문제를 특집으로 다뤄주었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학생이니까 그런 것에 관심을 갖게 되는 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듯합니다.

이상경/ 서울시 송파구 송파2동

증가하는 방화 사건을 보며

최근 신문에 연이어 보도되는 전국 각지의 방화 사건을 보면서 소방공무원으로서 안타까운 감정을 느낀다. 특히 최근의 방화는 경제사정 악화, 가정불화, 신병비관 등에 의한 ‘홧김성 방화’가 대부분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심리전문가들에 의하면 방화는 인간의 심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데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결합되어 화병을 일으키고, 화가 난 뒤 그것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방화나 극단적인 사고를 저지른다”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방화건수가 증가한 것도 국민들 사이에 화병이 심화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화는 일반적인 화재에 비해 건물에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유류나 가스 등에 의해 순간적으로 연소가 확대되기 때문에 큰 재산손실과 인명피해를 동반한다. 따라서 방화범에게는 형법에 의거해 무거운 처벌을 내리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방화는 내 자신과 가족, 이웃들에게 무서운 피해를 가져온다. 옛말에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사고로 화를 스스로 조절하며 화목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장수/ 전주소방서 봉동파출소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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