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등록 : 2019-11-20 11:11 수정 : 2019-11-20 11:14
<한겨레21> 뉴스룸에 사과 풍년이 들었습니다. 11월12일 빨갛고 단단한 사과가 세 상자나 도착했습니다. 강아무개 독자가 보낸 사과 두 상자, 정아무개 독자가 보낸 사과 한 상자. 전혀 다른 지역에 사는 두 독자분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날 보낸 사과 상자에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이내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고향 부모님께 받은 선물처럼 고맙고 힘이 되고 뭔가 미안해지는 사과. 마감을 하며 <한겨레21> 식구들과 실컷 나눠먹었는데도 아직 반이 남았습니다. 독자분들은 때론 매섭게 질책하다가도 한편으론 이렇게 정을 보여주시더군요. 미우나 고우나 버릴 수 없는 자식 같은 느낌인 걸까, 회초리로 때리고 돌아서서 마음이 쓰여서 어루만지는 느낌인 걸까, 깊어가는 가을에 넘겨짚어봅니다.
변지민 기자 d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