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의 일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서 해외 주둔 미군의 현황을 듣던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던졌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대가로 미국이 얻는 건 뭔가? 매티스 장관은 이렇게 답한다. 해외 주둔 미군은 미국의 안보를 위한 조치다. 트럼프가 다시 묻는다. “그건 손해 보는 거래다. 한국이 주둔 비용으로 1년에 600억달러 정도 낸다면 괜찮은 거래일 수 있다.” 69조원이 넘는 돈이다. 우리나라 국방비를 크게 웃돈다. 현재 분담하는 방위비의 70배니, 사실 따져볼 가치도 없는 숫자다. 이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게 아닌가. 이 황당한 수치는 좀 덜 황당한 수치로 현실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의 참모들이 최근 앞다퉈 방한했다. 여러 목적이 있지만, 트럼프가 원칙으로 삼은 방위비의 공정한 분담을 한국에 관철하기 위해서다. 트럼프의 참모들이 공정한 분담액으로 제시한 수치는 6조원이었다. 올해 분담액의 6배이자 우리나라 국방비의 13%다. 역시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숫자다. 미군이 주둔하는 다른 나라들에 견줘서도 공평하지 않다. 토지 임대료, 미군 기지 이전 비용, 미군 탄약 저장 관리비 등을 반영해 실제 분담률을 계산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때마다 으레 보수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얘기가 있다.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설. 그게 압박이 되어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이 의도한 숫자에 가깝게 계속 인상돼왔다. 처음부터 힘이 룰이었지만, 앞으로도 신뢰와 공정이 아닌 힘이 분담액을 밀어올리는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란 주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바꿀 수 없는 규칙인지 모른다. 류이근 편집장 ryuyigeun@hani.co.kr
2018년 1월의 일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서 해외 주둔 미군의 현황을 듣던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던졌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대가로 미국이 얻는 건 뭔가? 매티스 장관은 이렇게 답한다. 해외 주둔 미군은 미국의 안보를 위한 조치다. 트럼프가 다시 묻는다. “그건 손해 보는 거래다. 한국이 주둔 비용으로 1년에 600억달러 정도 낸다면 괜찮은 거래일 수 있다.” 69조원이 넘는 돈이다. 우리나라 국방비를 크게 웃돈다. 현재 분담하는 방위비의 70배니, 사실 따져볼 가치도 없는 숫자다. 이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게 아닌가. 이 황당한 수치는 좀 덜 황당한 수치로 현실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의 참모들이 최근 앞다퉈 방한했다. 여러 목적이 있지만, 트럼프가 원칙으로 삼은 방위비의 공정한 분담을 한국에 관철하기 위해서다. 트럼프의 참모들이 공정한 분담액으로 제시한 수치는 6조원이었다. 올해 분담액의 6배이자 우리나라 국방비의 13%다. 역시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숫자다. 미군이 주둔하는 다른 나라들에 견줘서도 공평하지 않다. 토지 임대료, 미군 기지 이전 비용, 미군 탄약 저장 관리비 등을 반영해 실제 분담률을 계산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때마다 으레 보수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얘기가 있다.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설. 그게 압박이 되어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이 의도한 숫자에 가깝게 계속 인상돼왔다. 처음부터 힘이 룰이었지만, 앞으로도 신뢰와 공정이 아닌 힘이 분담액을 밀어올리는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란 주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바꿀 수 없는 규칙인지 모른다. 류이근 편집장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