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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쑥스럽지만) 최초입니다

편집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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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04 13:53 수정 : 2019-06-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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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표지는 뭐가 좋을까요?… 단톡에 이런 질문을 던지는 날을 상상해봅니다.”

지난해 7월24일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3.0(이하 독편3.0) 단체대화방에 띄운 글입니다. ‘독자 표지공모제’ 탄생의 암시였습니다.

8월11일 유전석 독자가 처음 호응했습니다. “요즘 국민연금 재원 조기 고갈이 화두인데 심층 취재 기사 고대합니다.” 이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을 마치고 늦잠 자는데 대화방은 시끌벅적했습니다. ‘Raindrop’은 유 독자의 글을 받아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등”을 좀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보도해주길 주문했습니다. 이틀 뒤 ‘호잉’이 의견을 보탰습니다. “앞으로는 다음호에서 다뤄주십사 하는 아이템 의견 남겨도 될까요?” 이후 봇물이 터졌습니다.

“복지에 대한 정부 책임에 대한 기사는 어떨까요?“(최영식씨) “혹시 낙태죄 관련해서 기사 검토해주실 수 있나요?”(박지승씨)

“박주민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습니다… 인터뷰하면 어떨까요?”

9월3일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몇 달 내 <21>에서 표지 기사로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 그리고 그 주제를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구합니다.” 바로 다음날 ‘금성’은 ‘다뤘으면 하는 기사에 대한 의견’으로 “4차 산업혁명과 노동 취약계층” 등 3개를 정리해 올렸습니다. ‘마이쭈’는 교육 문제 등 2개 주제를 제안했습니다. 그날 ‘플라스틱 로드’의 두 주인공도 나섭니다. ‘로사’가 “일회용품 안 쓰고 일주일 살기”와 같은 쓰레기 줄이기 체험 형식의 기사를 부탁하자, ‘아샤’가 로사의 말을 이어갔습니다. 아샤는 “얼마 전에 <플라스틱 차이나>라는 영화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후 꿈뚱뚱이, 김나윤, 대비, 새로운 출발 등의 표지 기사 제안이 있었습니다. 9월13일 대화방에 이런 글로 답했습니다. “기자와 함께 직접 취재도 하고 기사도 쓰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만리재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소식을 알렸습니다. “독편3.0 실험은 다시 한발 더 나아간다. 바로 ‘표지공모제’다. 20명 넘는 독자가 표지이야기로 써볼 만한 수십 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뉴스룸에서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다시 독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기자들의 취재를 더해 몇 달 안으로 표지 기사로 만들 계획이다. 독자도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 독자와 기자가 협업해 내놓는 최초의 <21> 표지 기사 탄생을 예약해뒀다.”

이후부터 ‘독자 표지공모제’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0월에는 독편3.0에 참여한 200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투표를 거쳐 ‘일회용품의 나비효과’가 1등으로 뽑혔습니다. 11월16일 <21> 뉴스룸 전체 회의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세상 끝까지 추적하는 형식의 ‘플라스틱 로드’로 이름이 확정됐습니다. 해를 넘겨 1월31일 프로젝트 주무자가 이승준 기자로 정해졌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 3월 초 기사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습니다. 4월11일 ‘<한겨레21> 플라스틱 로드’라는 이름의 단체대화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달 19일 독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대화방에 참여해 기획부터 취재, 기사 작성까지 함께하신 분은 13명입니다. 다른 12명은 독편3.0 단체대화방이나 전자우편으로 의견을 주셨습니다.


2부로 구성된 19쪽의 제1265호 표지이야기에 “이승준 기자, 곽민희·손승희·이삼식·정유리·장인숙·조배원·지윤정 등 ‘플라스틱 로드’ 참여 독자 25명”이란 이제껏 어느 언론에서도 보기 힘든 긴 바이라인(필자)이 붙었습니다. 씨 뿌리고 수확하기까지 열 달이 걸렸습니다. 이승준 기자와 독자 25명은 독자 참여저널리즘의 새로운 실험으로 기록될 최초 ‘독자 표지공모제’의 주인공들입니다. 제2, 제3, 제4의 독자 표지공모제는 주제와 주인공을 바꿔가며 계속될 겁니다.

류이근 편집장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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