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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짝사랑에게 걸려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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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8 10:42 수정 : 2019-04-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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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촌부에게 세상과 접하는 다리가 되어주는 <한겨레21>.” ‘설 퀴즈큰잔치’에 응모한 독자엽서를 읽어 내려가다 이 대목에서 한참 눈길이 머물렀다. 이번주 단박인터뷰 독자로 홍성헌(46·사진 왼쪽)씨를 모신 이유다.(‘인상 깊었던 기사’로 ‘청소년 자해 3부작’을 꼽아서가 절대 아니다!)

일면식 없이 첫 인연을 잇는 전화 통화는, 더구나 독자님과 첫 전화 통화는 늘 긴장된다. “안녕하세요, <한겨레21> 전정윤 기자라고 합니다.” 기자의 첫인사에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어요”라는, 뜻밖의 달콤한 답인사가 돌아왔다. “제가 <21>을 본 지 15년 됐거든요. 나름 꽤 됐는데 소통은 못하고 기자님들이 쓰신 기사만 읽어서… 짝사랑하던 사람한테 ‘전화 좀 왔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해보곤 했어요.” 홍성헌씨는 “지금 너무 반갑고 신나고 설렌다”며 전화 건 기자의 마음마저 반갑고 신나고 설레게 했다.

그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에 산다. 3년 전 쌍둥이 딸이 태어나면서 도시 생활을 청산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에 힘을 쏟고 있다. 집 앞에는 논이 뒤에는 산이 있고, 층간소음 걱정 없는 농촌 생활이 만족스럽다. 다만 ‘세상과 교류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매주 배송되는 <21>이 세상과 그를 잇는 ‘다리’가 되어준다.

주로 <21>을 통해 도시 이야기를 읽는다. <21>을 통해 그가 사는 시골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도 있다. 가령 조금만 아파도 40~50분 떨어진 도시의 소아청소년과로 가야 하는 열악한 의료 환경은 기사로 소개돼 개선되면 좋겠단다. 바둑판처럼 펼쳐진 논을 한칸 두칸 잠식해 들어오는 공장도 두렵다. 그는 “환경오염 등 공적인 문제가 가시화되면 바로 제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21>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이라고 묻자, 그는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괜히 뭉클하다”며 말에 속도를 냈다. 주섬주섬 머릿속을 헤집던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노력할 테니 <21> 기자님들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특히 오랫동안 좋은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또 “기자들이 쉬는 날 무슨 영화를 보는지, 이번 주엔 무슨 책을 읽었는지, 근무환경은 어떤지 궁금하다”며 “기자의 일상적인 삶이 어떻게 기사로 반영되는지 알고 싶고, 친구 같고 이웃 같은 <21> 기자들과 친밀감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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