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때 임신중지가 죄인 줄 알았어? 엄마: 그땐 임신중지라고 안 했지. 낙태라고 했어. 그리고 그땐 보건소에서 수술하기도 했어. 엄마 친구들도 많이 했어. 나: 죄책감 들었어? 엄마: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흐릿한데… 속상하긴 했지. 다른 사람한텐 말도 못했고. 나: 엄마,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서 헌법 불합치 결정했어. 이젠 죄가 아니야. 엄마도 죄책감 갖지 마. 엄마: 다행이네, 정말. 이번에 낙태죄 폐지를 이끈 여성들 기사를 쓰면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저마다 임신중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제이는 고1 때 임신해 자퇴한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이유림 성과재생산포럼 기획위원은 중학교 3학년 때 인근 학교 여학생이 임신 한 뒤, 남자친구와 다투다가 살해당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엄마의 임신중지 경험에 대해 최근에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임신중지 경험은 엄마, 이모, 언니, 친구 등 어디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고백과 싸움이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통제하는 국가에서 벗어나도록 했습니다. 임신중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은 논의가 남아 있지만, 낙태죄는 더 이상 죄가 아닙니다. 더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마세요. 그리고 엄마도요.”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한겨레21>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한겨레21>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한겨레21>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아래 '후원 하기' 링크를 누르시면 후원 방법과 절차를 알 수 있습니다.
후원 하기 ▶ http://naver.me/xKGU4rkW
문의 한겨레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