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독자의 품위

힐링을 주는 잉크 냄새

1257
등록 : 2019-04-07 09:47 수정 : 2019-04-07 10:30

크게 작게

김미경 제공
‘독편3.0’ 단체대화방에 어느 아침 올라온 <한겨레21> 정기구독자 김미경(47)씨의 ‘반성과 고백’. 전말은 이러했다. 김씨는 27년째 신문 <한겨레>를 제주에서 받아본다. “거리 탓인지” 신문이 저녁에야 배달되는 날이 종종 있었다. “미안했던지” 지국에서는 <21>을 함께 무료로 보내줬다. “정중히 거절하고 제값 주고 구독해야 했는데. 살림은 어렵고 읽고는 싶은 욕심에 몇 년간 넙죽넙죽 받아봤습니다.” 김씨는 결국 3년 전부터 정기구독을 신청해 “제값 내는” <21> 독자가 됐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다음달 월급을 받으면 후원하면서 조금씩 토해내겠습니다.” 김씨의 긴 반성과 고백은 후원을 다짐하며 끝맺는다.

굳이 ‘반성’이라고 표현해줘서 우리가 더 죄송했다.

한겨레 독자로서 품위가 있는데 내가 그래서는 안 됐다. 그런데 글을 보내고 나니 좀 걱정이 됐다. 혹시 지국이 (공짜 잡지를 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나 싶어서.

그렇지는 않을 거다. (웃음) 주로 언제 어디서 <21>을 읽나. 사실 내가 처음 하는 단박인터뷰라서 별게 다 궁금하다.

나도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떨린다. 서로 잘됐다. 저녁에 <21>이 우편함에 꽂혀 있으면 바로 집에 가져가 읽는다. 조용한 데서 잉크 냄새를 맡으면 힐링이 된다.

가장 먼저 어느 부분을 펼치나.

김소희·김소민 자유기고가나 이서희 작가가 쓴 글을 본다. 여성 기고가들의 글을 읽으면 연대감이라고 할까, 공감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든다. 얼마 전 이서희의 오픈하우스 ‘잘 가요, 나의 사랑하는 시어머니’(제1255호 참조)를 읽는데 이유도 없이 계속 눈물이 났다.


구독해주는 것만도 감사한데 후원까지 생각해주는 마음이 궁금했다.

남편이 가끔 “아무리 <21>이라도 광고를 받으니까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후원제가 잘 활성화돼서 <21>이 조금이나마 더 자유롭게 운영된다면 남편을 더 잘 설득할 수 있을 거다. 인터넷 기사가 넘쳐나도 읽을거리는 많지 않은데 <21> 기자들이 남부럽지 않은 처우를 받으면서 오래 버텨줬으면 한다.

‘후원’이라는 단어를 꺼내기까지 기자는 무척 머뭇댔다. 그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일까. 후원 결심을 밝히는 김씨 목소리가 한결 더 명료했다. <21>의 지속가능성, 언론 현실, 지국 사정까지 두루두루 염려하고 김씨는 끝내 또다시 반성하고 고백했다. “제가 제대로 말 못하고 많이 헤맨 것 같아요. 단박인터뷰,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변함없이 한겨레를 사랑할게요.”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한겨레21>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한겨레21>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1천원이라도 좋습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한겨레21>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후원계좌 하나은행 555-810000-12504 한겨레신문 *성함을 남겨주세요

후원방법 ① 일시후원: 일정 금액을 일회적으로 후원 ② 정기후원: 일정 금액을 매달 후원 *정기후원은 후원계좌로 후원자가 자동이체 신청

후원절차 ① 후원 계좌로 송금 ② <한겨레21> 독자전용폰(010-7510-2154)으로 문자메시지 또는 유선전화(02-710-0543)로 후원 사실 알림. 꼭 연락주세요~

문의 한겨레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