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늘어지는 후속 기사 기대
등록 : 2018-11-23 16:30 수정 : 2018-11-28 11:24
조은영(34)씨는 ‘사회적 갈등’에 관심이 많은 행정학자다. 원래 미술관에서 전시홍보교육 담당자로 일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예술에 회의감을 느꼈다. 지역사회를 파고든 예술에 매력을 느껴 좇아가다보니 지역 공동체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 사업단에서 27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사업에 참여했고, 현재는 경희대 행정학과에서 박사를 수료한 뒤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언제부터 <한겨레21>을 봤나.
2~3년 전부터 구독했다. <한겨레>에서 장기구독자 선물로 <한겨레21>을 보내준 적이 있다. 그 뒤로 계속 봤다. <한겨레>는 평생 독자다. 내가 어릴 적에 신문의 한자를 못 읽으니까 부모님이 당시 유일하게 한글로 돼 있던 신문인 <한겨레>를 보기 시작했다.
<한겨레21>에서 관심 있게 봤던 기사는.
서울 홍익대 주변이나 상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다룬 기사, 경남 밀양(고압송전탑), 경북 성주(사드) 등 마을을 다룬 기사를 관심 있게 봤다. 사람들은 갈등 상황이 해결되면 ‘종료’로 인식하곤 한다. 하지만 그 뒤에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갈등 이후 공동체가 어떻게 깨졌는지 다뤄주는 기사가 좋다. 현재 갈등이 커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도 행정처분이 되고 나면 마무리될 텐데, 그 뒤 공동체가 어떻게 됐는지 물고 늘어지는 후속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이슈를 계속 추적하는 기사를 원하나보다.
사실 요즘은 뉴스를 모바일로 보니 일간지만 봐도 옛날 기사 같다.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아는 내용이 계속 반복해 나오는 것 같다. 주간지에선 콘셉트를 잡아서 시리즈물로 길게 칼럼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사립유치원 문제도 비리 사건을 캐고 끝날 게 아니라 그 뒤에 어떻게 되는지 계속 추적해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
어떤 연구를 하나.
행정에서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정부가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1차원적이다. 어떤 주민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느냐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과 지역주민, 그리고 지역 예술가들의 관계를 정책으로 풀어가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한겨레21>에 응원 한마디 부탁한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치우치지 않는 좋은 주간지가 돼달라.
변지민 기자 d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