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은 제공
세상에 할 일이 더 많이 보인다. 유모차를 끌고 마트를 가는데, 막 깔아놓은 보도블록이 엉망이었다. 그간 장애인들은 어떻게 다녔을지 생각했다. 교통 약자의 불편에 눈뜬 거다. 미세먼지가 심해 집에 있어야 했던 봄에는 환경문제가 내 문제가 됐다. 아기가 여자라고 벌써 주변에서 편견 가득한 언행이 보이는데, 여기에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앞으로 공부하고 목소리 낼 게 더 많아졌다. <한겨레21>이 다뤄줬으면 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노동·환경·교육 등의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정치하는 엄마들’ 모임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임신 7개월 때 창립 모임에 갔다. ‘<82년생 김지영>의 현실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 엄마들이 임신과 출산으로 현실에서 사라지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주체로 굳건히 서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당당히 기자회견하고 공부하고 토론하는 엄마들이다. 그 모임이 특히 매력적인 점은. 아이들이 모임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놀 수 있다. 제 짝꿍도 이번에 은유를 돌보며 같이 참여했다. 모유 수유도 해가며. 아이와 엄마가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겨레21>이 육아에 도움 된 적 있나. 은유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다. 특히 포장비닐을 찢거나 얇은 종이를 구길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를 몹시 좋아한다. 육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변지민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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