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부동층이 ‘샤이 보수’라고, 70%는 자신들에게 표가 올 거라고 예측한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샤이 보수’가 많은 대구에선 취재도 어려웠겠다. 일단 취재 초기 대구시장을 지냈거나 고위직에 있었던 분들에게 많이 까였다. ‘한겨레’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정중하게 거절하는 분들도 있었다. 나는 <한겨레21> 기자인데 왜 21을 21이라고 부를 여유가 없단 말인가. 취재하면서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와 지금은 대구를 떠난 외가를 엄청 팔아먹었다. 자유한국당을 출입하는 기자들 중 TK(대구·경북) 출신들은 전략적으로 사투리를 쓰기도 한다. 그 생각은 났는데…. 경기도에서 태어난 내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대구의 ‘레알 보수’도 <한겨레21> 취재에 흔쾌히 응하는 그날까지 고고~. 다른 어려움은. 4년 전 지방선거 때도 대구에서 2박3일 취재한 적이 있는데, 기사를 올리면 데스크를 보는 사람들은 꼭 묻는다 “사투리가 없네?” 이번에도 편집장의 질문을 듣고 ‘생각보다 사투리 많이 안 쓴다고요’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직업인의 도리로서 꾹 참고 사투리를 많이 쓰시는 시민들을 찾아헤맸다. 억양은 분명 다르긴 하다. 내가 못 알아듣는 것일까? 결국 영상이 대세인가? 이런 자책을 끊임없이 했다. 취재 중 만난 이들 가운데 인상적인 사람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구 문화계 블랙리스트 6명 가운데 한 명을 만났다. 이번에 구의원 비례로 출마했는데 그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누가 전화해서 ‘문재인 지지하냐’고 해서 ‘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더라.” 참, 그놈의 블랙리스트는 ‘웃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구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그러게, 취재를 할 때만 해도 이렇게 판도가 바뀔 거라고 예상을…. 아니다, 다 과학적 분석과 전망으로 예측했다. 선견지명이었다. (웃음)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