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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1은 논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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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7 23:12 수정 : 2018-04-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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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미 제공

설 퀴즈큰잔치 응모엽서 한 통이 눈에 확 들어왔다. 노란 메모지가 붙은 응모엽서에는 단정한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지난해 딸이 <한겨레21>을 다시 보자고 해 재구독한 지 1년쯤 되었다는 백현미(52) 독자. 예전에는 읽고 싶은 꼭지만 봤지만, 다시 구독한 뒤로는 ‘만리재에서’부터 ‘노땡큐’까지 한 페이지도 빼놓지 않고 한 주 동안 아껴 읽는다고 했다.

딸 때문에 재구독을 했다고 엽서에 적혀 있던데?

딸이 지난해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겨레21>이 논술 쓰는 데 도움될 것 같다며 다시 구독하자고 했다. 그 뒤로 열심히 읽더라. 입시 결과도 좋았다. <한겨레21> 덕분에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게 글을 쓰는 힘으로도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다. 재구독이라면, <한겨레21>을 예전부터 봤나.

1985년 대학에 입학했다. 그때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대자보가 학교에 많이 붙었다. 중학교 때 있었던 일인데, 나는 그 사건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캐나다에 있던 이모집에 놀러갔다. 이모가 신문 스크랩한 것을 보여주더라. 대자보에 쓰여 있던 내용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상을 제대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몇 년 지나 <한겨레신문>이 창간됐고, 그 뒤로 신문을 구독하거나 <한겨레21>을 봐왔다. 독자를 속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2월에 나왔던 ‘옆집 사람이 출마한대요!’(제1199호 특집)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평소 민주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우리나라는 인기 덕에 정치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일은 죄다 보좌관이 한다. 정치인이 보좌관을 활용해 일을 해야 하는데 거꾸로다.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아니라 실력 있는 사람이 정치인으로 선출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교사인 것으로 안다.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전주에서 중학교 수학 교사로 일하고 있다. 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에게 노동과 경제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삶에서 아주 중요한 영역인데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

<한겨레21>에 당부가 있다면.

보수적인 사람들 중에도 유연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 <한겨레21>이 진보 독자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인 사람들도 끌어모으는 데 힘을 더 써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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