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문제다
설 합본호인 제1200호에서 화제의 기사는 20년 넘는 긴 시집 생활에 작별을 고한 여성의 사연을 다룬 특집 ‘시월드를 퇴사하다, 며느리 사표’였다. 설 연휴이기 때문인지 다음과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 전송된 해당 기사에 1만 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를 쓴 박수진 기자를 초대한다.
먼저, 미안하다. 애초 표지이야기로 예정된 기사였는데 평창겨울올림픽 때문에 특집으로 내렸다. 불만은 없었나.
당시 평창올림픽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이라 생각해서 표지이야기를 바꿨다고 편집장이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표지 자체는 그런 지점이 잘 드러났다기보다 그저 ‘착한’ 표지였던 것 같아 아쉽다.
기사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호평이 이어졌다.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에 80년대생 당사자 여성은 물론, 지금 한국 사회에서 그 시기를 지나는, 또 앞으로 지날 당대의 모든 여성이 공명했던 것처럼 ‘며느리 사표’의 주인공인 1965년생 김영주씨가 제기한 ‘며느리 역할’의 문제 역시 며느리라는 역할을 떠안은 여성은 물론, 그들의 남편과 자녀 모두의 문제다.
박 기자 본인이 아이 둘을 키우며 일한다. 이번 설은 잘 지냈나.
시부모님의 형님 댁에 가서 명절 차례를 지낸다. 나 역시 그 제사 준비의 ‘손님’이다. 내가 ‘주인’이 아니어서 큰아버님 댁에서 이뤄지는 많은 여성 노동의 문제를 발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많은 가정에서 한 여성이 ‘나는 안 할래’ 던지고 나왔을 때 나머지를 떠안는 건 또 다른 여성인 시어머니와 다른 며느리들이다. 그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이 자립하려면 경제적 독립이 중요하다는 기사의 주인공 김영주씨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독자에게 한 말씀 남긴다면? 이 기사는 ‘며느리 사표’를 낸 한 여성의 결단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며느리들이 부당하게 겪는 일들에 대한 고민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김영주씨가 “‘며느리 사표’를 내기까지 의논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나 외로웠다”고 말했다. 가족 문제를 왜 여성 혼자서 고민하고 결단해야 하나.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해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21뉴스
<한겨레21>, 한국기자상 2관왕
날이면 날마다가 아니다. 1년에 딱 한 번이다. 한국기자협회는 매년 그해에 나온 대표적 보도 가운데 한국기자상을 준다. 놀라지 마시라. 2017년을 대표하는 언론 보도로 총 8편이 선정됐는데 그 가운데 무려 2편이 <한겨레21> 보도였다. 취재보도 부문에 김완·하어영·정환봉 기자가 쓴 ‘국가정보원 비선 민간여론조작 조직 실체’(제1158호 표지이야기), 전문보도 부문(사진보도)에는 김성광 사진기자가 찍고 쓴 ‘불타버린 코리안드림’(제1189호 표지이야기)이 선정됐다. 국가정보원 기사는 국정원이 ‘알파팀’이라는 우파 단체를 동원해 주요 현안의 여론 조작을 조직적으로 자행해왔다는 사실을 처음 폭로한 탐사 기사였고, ‘불타버린 코리아드림’은 얼굴 화상이라는 산업재해를 당한 이주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강렬한 사진과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한 수작이었다. 탐사라면 역시 <한겨레21>. 올해도 뜨거운 활약을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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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자립하려면 경제적 독립이 중요하다는 기사의 주인공 김영주씨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독자에게 한 말씀 남긴다면? 이 기사는 ‘며느리 사표’를 낸 한 여성의 결단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며느리들이 부당하게 겪는 일들에 대한 고민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김영주씨가 “‘며느리 사표’를 내기까지 의논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나 외로웠다”고 말했다. 가족 문제를 왜 여성 혼자서 고민하고 결단해야 하나.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해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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