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 제공
안수찬 전 편집장이 마지막에 쓴 ‘만리재에서’(제1156호 ‘김수경’)를 복사해놓고 한 번씩 읽는다. 그분이 왜 기자를 하게 됐는지 밝힌 글이라고 봤다. 나한테는 강력한 동기가 없어 뭔가 도전을 받는 수단으로 복사해서 읽고 있다. 기자가 되고 싶은가보다. 왜 기자가 되고 싶나. 세월호 사건 때 화면 왼쪽에 사망·생존·구조 몇 명이라고 띄워놓은 채 보험금을 다룬 기사를 봤다. 그것을 보며 ‘기자가 이런 기사를 쓰는 이유가 언론사가 자본과 권력에 종속된 탓이겠구나’ 싶었다. 나는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한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언론 관련 학과를 지망하겠다. 대입 수시 전형 6곳 전부를 언론 관련 학과에 넣었다. 언론 관련 학과가 문과에선 커트라인이 높아 다 떨어질까봐, 지금은 정시 전형 수능 공부를 한다.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사건을 계속 다뤄줬으면 좋겠다. 길윤형 편집장이 1990년대 말 <한겨레21>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사건을 처음 다뤘다고 했다. 나는 1999년생이라 그런 건 잘 몰랐다. 우리가 일본한테 위안부 피해를 사과하라 하면서, 정작 베트남전 피해자에게는 아무 말 안 하는 것 같다. 우리가 먼저 사과하고 일본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게 더 성숙한 나라 아니겠나. 진명선 기자torani@hani.co.kr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