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다운 잡지, 든든한 필자
<한겨레21> 새로운 필자를 소개합니다
등록 : 2017-05-15 17:30 수정 :
“공무원들이 커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봤을 뿐인데 왜 뿌듯한지 모르겠다. 교체된 정권을 보는 것만으로 적폐가 청산되는 기분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사퇴하고, 6년3개월간 국가 보훈을 책임지며 기를 쓰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은 분도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한겨레21>은 이미 한 달여 전에 정권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안수찬 편집장이 떠나고 길윤형 편집장 체제가 시작된 지 한 달여 지났습니다.
“우리 너무 진지해. 좀더 잡스러워질 순 없을까?”
길 편집장이 취임 뒤 쏟아낸 일성이었습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개혁’과 ‘인사’는 바야흐로 타이밍과 완급의 문제라는 격언을 삼키며 물밑에서 치열하게 외부 필자 조정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제 공개합니다. ‘나라다운 나라’에 버금가는 ‘잡지다운 잡지’를 만들어갈 든든한 필자들입니다.
<한겨레21>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제일 마지막 장인
‘노 땡큐!’는 김명인 <황해문화> 주간(인하대 교수), 허영선 시인, 박한희 변호사가 맡습니다. 김명인 주간은 오랫동안 <황해문화>를 이끌며 한국 사회를 예리한 시선으로 벼려온 학자입니다. 제주에 사는 허영선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로 제주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해왔습니다. 얼마 전 <한겨레21> 지면에도 소개된 박한희 변호사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법조인입니다.
‘블루’의 필자도 대거 새로워졌습니다. 한국 사회주의 운동사의 권위자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가 이번호부터 3주에 한 번씩 ‘임경석의 역사극장’ 코너를 시작합니다. 임 교수는 <한겨레21>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후속 필자 1순위로 추천했던 학자입니다. 당시 연재를 고사했던 임 교수가 10년 동안 벼린 칼을 빼들었습니다.
임 교수와 번갈아가며 글을 써주실 필자들은 안보 분야의 ‘뜨는 별’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깊이 있는 경제 칼럼으로 많은 고정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입니다. 또 한겨레TV의 인기 프로그램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만드는 이경주 PD, 인터뷰계의 ‘시조새’ 지승호 작가, 언론 노동자에서 노동조합 활동가가 된 박장준 전 <미디어스> 기자의 칼럼도 준비돼 있습니다.
‘레드’에선 지난호 첫 원고가 나간 작가 이서희씨의
‘오픈하우스’, 이번호 첫 원고가 나가는 작가 정여울씨의 ‘마흔에 관하여’ 등이 등장합니다. 생태경제학자에서 육아 아빠로 변한 우석훈 경제학자, 한겨레 ‘베이비트리’에서 깊이 있는 육아 칼럼으로 인기를 모으는 정은주 작가, 최정상의 영화주간지 <씨네21>에서 최초로 ‘애 있는’ 기자가 된 김성훈 기자의 육아 칼럼도 관심 있게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한겨레21>은 앞으로도 잡지를 내실 있게 채워줄 든든한 필자 발굴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