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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389호를 보고…

391
등록 : 2002-01-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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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양씨에게

실질적인 예비군 훈련도 다 끝나고 8년차 편성만 남은 사람이다. 병역의무에 관해 아무런 의문없이 군복무를 마치고 몇년 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알았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예비군으로서도 충실히 총을 들었던 것이다. 그동안 군복무에 대한 의문의 차원이란 게 고작 남녀의 차이를 느낀 게 전부다. 같은 민족과 총부리를 겨누어야 한다는 게 싫었지만 군복무 자체에 대한 의문은 생각할 줄 몰랐고, 그렇게 당연한 걸로 배우며 살았다.

오태양씨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히 여기며 배워온 진실을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제도란 어차피 인간이 만든 것이고 인간을 위해 만든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제도를 위해 인간성이 구속되지 않는, 인간성을 위해 제도가 변화, 발전되는 것이다. 덧붙여 그에게 생명을 존중하는 점에 대해 동의를 표한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오태양씨의 앞날에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가 있기를….

장준기


경시대회, 문제는 없는가

이제 곧 고3이 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한겨레21>을 그동안 서점에서 가끔씩 사보다가 기숙사에 들어오면서 정기구독하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어쩌면 외부와 격리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저희 기숙사생들에게 <한겨레21>은 바깥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통로와도 같습니다. 앞으로도 <한겨레21>이 진부한 정치이야기, 흥미위주의 가십거리나 다루는 시사주간지와는 차별되는 신선함, 비판정신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독자층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들을 실어주시면 더욱 좋겠지요. 2002년 입시부터 입시전형이 다양화되면서 경시대회 입상실적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많은 경시대회가 생겨났고 어떤 경시대회는 유명대학의 후원을 광고삼아 고가의 응시료를 받기도 합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느 경시대회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면서 1만∼3만원 하는 응시료만 낭비하는 실정입니다. <한겨레21>에서 한번 이 문제를 다뤄주셨으면 합니다.

이수행/ 광주시 북구 누문동

최고의 책, 차별성을 바란다

이번호 문화면에서 각계 전문가 10명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들은 평소 책과 접할 시간이 적은 내게 오랜만에 서점에 가고픈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주제와 분야의 책들이 골고루 소개되고, 소개글 또한 이해하기 쉽게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그러나 교수님이나 학자가 뽑은 책들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난해한 책들이 아닌가 싶다. 그 책이 정말 의미있다 하더라도, 일반 독자의 취향을 감안해 선정해 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또한 연말이면 거의 모든 매체가 올해의 책들을 선정한다. 그러한 기사 중에서, 차별성 있는 것들은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물론 전문가들이 선정한 최고의 책들이 그렇게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해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책들 중에서 일반 언론에 잘 소개되지 않았지만 꼭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숨어 있는 책들을 꼽아볼 수는 없었을까. 이번 기사도 물론 내게 도움이 많이 됐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철준/ 서울시 양천구 목동

더욱 중요해진 햇볕정책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다룬 특집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우선 한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올 한해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남북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볼 수 있었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남북대화가 아프간 전쟁으로 거의 중지된 상태에서 햇볕정책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은 꼭 필요하다. 기사에 나온 대로 햇볕정책이 이제 무의미해졌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대화와 협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햇볕정책이 아닌 어떤 대책이 있을 수 있겠는가. 국제적으로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일수록, 우리는 무조건 퍼준다느니 지나치게 굽실거린다느니 하는 대안없는 비판을 할 것이 아니라 다시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일이다. 햇볕정책에 대한 많은 오해들을 불식시키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해야 할 마지막 과제는 대선전략을 짜는 것이 아니라 햇볕정책을 도약시키는 일이다.

강철호/ 광주시 북구 신안동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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