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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한겨레21>이 고마운 몇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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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9 16:03 수정 : 2016-05-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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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단박인터뷰 읽으면서 (독자와 기자가) ‘30분이나’ 통화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저는 50분 넘었네요. 이런 재미가 있어서 단박인터뷰를 하는 거였군요.” 김도현(20) 독자가 ‘50분 넘은’ 통화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제가 <한겨레21>의 도움을 받았어요. 감사해요”이다. 그 이유는?

김도현 제공
1. ‘차광호’와 ‘한광호’, 그 이름을 기억하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혼자 지냈어요. 19살 연말에 교보문고 잡지 코너에서 ‘안알랴줌’(제1040호) 표지를 보고 좋아서 <한겨레21>을 읽기 시작했고, 얼마 안 있어 1년 구독을 신청했습니다. 대형 언론에서 알려주지 않는 일들을 접하면서 사회문제에 관심 갖게 됐어요. 특히 ‘고공21’ 기사는 많이 충격적이었어요. ‘충격’이 강한 단어일지 모르겠는데, 제겐 그랬어요.” 그는 기사에 등장했던 스타케미칼 ‘굴뚝 농성자’의 이름이 ‘차광호’가 맞는지 기자에게 확인하면서 유성기업 고 ‘한광호’ 노동자의 이름도 입에 올렸다.

“사실 처음에 기사를 읽을 때는 ‘왜 고공에 올라가나’ 이해하지 못했어요. 회사는 어차피 사람에게 관심 없을 것이고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연재기사를 읽다보니 ‘나 같아도 그랬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4차 민중총궐기 때 참여해서 현재 고공농성 중인 분들을 뵙기도 했어요.”

2. 수원에서 서울까지 사흘을 걷다

그는 전북 전주에 살다가 올해 대학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이사했다. 이사에 맞춰 경기도 수원부터 서울까지 사흘을 걸었다.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도보순례’에 참여했다(제1100호 포토² ‘길 위의 기도’ 참조). “<한겨레21>은 제 주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주고, 제가 행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요. 어떤 사건 속으로 진짜 들어갈 수 있는 계기요.” 그는 세월호 특집호를 읽고 경기도 안산에도 다녀왔다. “안산을 다녀온 뒤 기사를 다시 읽었어요. 추모의 돌파구를 제 자신으로부터 마련해야 하는구나, 생각하게 됐죠.”

3. ‘숙명여대 녹색당원 모임’을 꾸리겠다는 꿈

그는 도보순례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또 <한겨레21>에 감사를 표했다. 당시 녹색당에 가입했다. “제가 다니는 대학에서도 녹색당원 모임을 만들고 싶어요.”


바라는 점도 있었다. “연재물 ‘김경주의 분투’가 너무 좋아서 잡지 펴자마자 봤어요. ‘가난의 경로’ 연재할 땐 2쪽을 펼친 일러스트가 무척 좋았고요. 그렇게 1~2쪽이라도 짬을 내서 읽을 만한 시·소설, 일러스트 같은 게 늘어나면 좋겠어요. 잡지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가 시각 요소잖아요.” 기자가 ‘격공’(격한 공감)하자 그가 말했다. “제가 기자님의 취향을 저격했군요.” 그렇다. 통화에서도 그가 “고맙다”고 할 때마다 “저희가 감사하죠”를 되풀이하긴 했지만, 한 번 더 써야겠다. 저희가 더 고맙습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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