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386호를 보고…

388
등록 : 2001-12-12 00:00 수정 :

크게 작게

황수정이여, 당당하라

저도 처음에 황수정 사건을 봤을 때는 연예계에서 주기적으로 터지는 마약사건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매일 스포츠신문의 1면을 장악하고, 비슷한 시기에 터진 싸이의 마약사건까지 잠잠하게 만드는 위력을 보고 새삼 놀랐어요. 알고 보니, 그 위력의 한쪽을 “최음제인 줄 알았다”는 황수정의 순진한(?) 말 한마디가 자리잡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서 오현경과 백지영으로 이어지는 계보가 다시 한번 읊어지는 걸 보니 정말 말이 안 나오더군요. 저도 논단에서 김현미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황수정이 마약으로 인한 법적인 처벌을 다 받고나서, 다른 경우에서처럼 울면서 국민 앞에서 사과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이 주장할 건 했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에 보니까, 검찰의 가혹행위에 대해서 고소했다고 하던데, 계속 그렇게 당당하게 잘해나갔으면 좋겠네요.

하수/ 인터넷 독자


페미니스트의 잘못된 경향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은 “일단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억압받고 과도한 피해를 본다. 여성을 인간으로 안 보고 성의 대상으로 만든다. 경제적 약자로서의 여성과 법적 지위의 열위를 말한다”로 정의될 수 있다. 다 맞는 말이며 우리 사회의 남녀 불평등 구조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그 방법으로 최저임금제의 상향조정이나 이혼과 관련된 법적인 보호, 잘못된 성의식을 바로잡는 성교육이 있다. 내가 지적하는 점은 스포츠신문이 저질상업주의에 근거하여 대중에 영합한다면 이 문제를 다루는 페미니스트 또한 반대의 진영에서 인기에 영합하고자 한다. 김현미씨의 논단에도 문제가 있다. 백지영이나 오현경까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마약이라는 범죄가 의심되는 사람까지 여성의 문제로 볼 것인가. 혹시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아닌가. 나는 아카데미즘이나 페미니스트인 척하며 역차별적인 언사로 시선을 끄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차라리 황색언론의 개선에 노력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성도/ y064@hanmail.net

경영 관련 학점 요구가 부당한가

경제면 ‘늪에 빠진 회계사 시험’을 읽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을 보려고 하면 경영 관련 학점, 회계학 관련 학점이 필수적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마찬가지고요. 영미계 국가의 대부분이 경영 또는 회계학 관련 학점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영 관련 학점을 취득해야 한다는 방안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갑니다.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을 보려는 사람이 경영 관련 학점이 없어서 시험 못 봤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학원이 학점 인증기관으로 등록하여 거기서 배우고 취득한 학점을 인정해줍니다. 경영 관련 학점 이수를 요구한다고 해서 밥그릇 싸움이다라고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의사 자격 시험을 보려면 의대를 나와야 합니다. 건축기사 시험을 보는 사람은 건축학과 재학생이 대부분이고요. 누구도 의대를 나오지 않고 의사 자격 시험을 보지 않습니다. 건축기사 시험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도 이러한 제한을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비의대생이 혼자 공부해서 의학 관련 학점없이 의사 시험을 통과했다면, 우리는 그의 의사로서의 능력을 의심합니다. 그런데 회계사 시험에서 경영, 회계 관련 학점을 요구한다고 해서 교수들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난하는 것은 뭔가 불공평한 것이 아닐까요.

인터넷 독자

농촌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저는 지금 석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입니다. 논문의 주제가 농민운동에 관한 것이라 지난 여름에서 사례조사차 경북 의성군에서 마을별로 농민들을 찾아뵙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10개 마을에서 30명의 농민을 만났는데, 불쑥 집안에 들어서며 인터뷰를 부탁하는 저에게 단 한분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반겨주셨습니다. 인심도 어찌나 후한지 하루에 커피만 대여섯잔 마셔 손발이 떨리기도 했고 식사 때면 푸짐한 밥대접도 모자라 돌아가는 저에게 “더운데 고생하네” 하시면서 옥수수며 사과를 싸주기도 하셨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화를 하며 농촌 현실에 대해 같이 절망도 했고, 자포자기한 분들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엽서를 쓰는 건 두 가지 부분에 관한 기사를 부탁하기 위해서인데요, 요즘같이 해법이 보이지 않은 농촌현실에 대한 진단과 그 해결책, 그리고 작지만 삶에서 이런 희망을 일궈나가는 분들에 대한 기사를 읽고 싶어요(이미 준비중이시겠죠?). 또 하나는, 의성에서도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유학을 떠나는데, 그것은 그만큼 농촌의 교육기반 시설이 부족해서겠죠. 아이들이 있는 분은 인터넷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회사쪽에서 시설비 많이 든다고 설치를 안 해줘서 전화선을 연결해 써야 하니 요금도 많이 나오고 불편하겠죠.

최세정/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