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경이 됐어도 왜 더 많은 사람이 분노하여 행동하지 않는가. 기대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정의를 믿지 않는다. 대신 힘을 믿는다. 그들이 침묵하는 것은 정의를 저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정의에 대한 헌신이 아니라 힘에 대한 복종임을 그들, 특히 힘없는 이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1991년 봄은 권력을 타도하지 못했고, 보수대연합의 민자당은 오늘의 새누리당에 이른다. 구호만으로는 민주주의를 재가동할 수 없다. 정의를 설파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의로운 자들도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이번호에서 박수진 기자가 ‘루미오’(▶관련기사 '호모 모빌리쿠스의 정치 실험')를 소개한다. 디지털에 기초한 직접민주주의의 성공 사례가 한국에선 드물다. 여기서 ‘성공’이란 권력을 바꾸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야당이 하지 않는 일을 누군가 시작해야 한다. 좋은 권력을 도모할 때가 왔다. 더는 못 참겠지 않는가 말이다. 안수찬 편집장 ahn@hani.co.kr
이 지경이 됐어도 왜 더 많은 사람이 분노하여 행동하지 않는가. 기대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정의를 믿지 않는다. 대신 힘을 믿는다. 그들이 침묵하는 것은 정의를 저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정의에 대한 헌신이 아니라 힘에 대한 복종임을 그들, 특히 힘없는 이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1991년 봄은 권력을 타도하지 못했고, 보수대연합의 민자당은 오늘의 새누리당에 이른다. 구호만으로는 민주주의를 재가동할 수 없다. 정의를 설파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의로운 자들도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이번호에서 박수진 기자가 ‘루미오’(▶관련기사 '호모 모빌리쿠스의 정치 실험')를 소개한다. 디지털에 기초한 직접민주주의의 성공 사례가 한국에선 드물다. 여기서 ‘성공’이란 권력을 바꾸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야당이 하지 않는 일을 누군가 시작해야 한다. 좋은 권력을 도모할 때가 왔다. 더는 못 참겠지 않는가 말이다. 안수찬 편집장 ah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