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어떤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나>
김기림 <파리인가 하루살이인가>
표지이야기 ‘당신, 비정규직 A씨’를 읽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걷고 있는 도랑이 생각보다 깊은 듯해 씁쓸했다. 사회의 불안정 노동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비정규직과 빈곤계층의 범주도 넓어진 것 같다. 비정규직 하면 하청업체 파견 용역들과 서비스직을 떠올렸는데, 이젠 일반 회사와 공공기관에도 비정규직 A씨들이 넘실거린다. 정규직도 해고가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고된다. 오래전부터 파리들은 도랑에서 나와 몸을 말릴 수 있는 한 뼘 정도의 지지대를 세워주길 정부에 기대해왔다. 그런데 죽도록 기다려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 이젠 우리가 파리인지 하루살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