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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그래요,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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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19 14:2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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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했다. 금요일 오후, 15개월 된 딸 지우를 재우고 차를 마시려는 찰나, 우희정(36)씨는 <한겨레21>의 인터뷰 전화를 받았다. 부산에서 <국제신문>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로 일했다는 그는 ‘편집의 맛’을 알아가던 중 결혼해 대전에서 어머니로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예전 추억을 곱씹으며, 직접 이 기사의 제목도 뽑아줬다!

-뭐하고 계셨나. =드디어 ‘나만의 시간’을 맞아 차를 마시며 신문을 보려 하고 있었다. <부모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샀다. 원제가 ‘올 조이 앤드 노 펀’(All Joy And No Fun)이다. 애 키우는 건 모든 게 기쁨인데 재밌지는 않다. (웃음)

-<한겨레21>과 어떻게 첫 인연을 맺었나.

=고교 1학년 때 서점에서 창간호를 봤다. 아직도 표지가 생각난다. 그때는 해외 라이선스 잡지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들과 시각이 달라서 인상적이었다. 정기구독을 한 건, 결혼 뒤 이사해 낯선 곳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다.

-지면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를 부탁드린다.

=좀더 세게 나가도 되지 않을까. 요즘에는 뭔가 기가 빠졌다는 느낌이 든다. 정치권 이외의 기사를 좋게 보는데, ‘눈물의 밥상’(제1025호)이 인상적이었다. 이문영 기자의 ‘恨국어사전’은 어떻게 기사를 이렇게 쓸 수도 있지 생각하며 봤다. 고독사를 다룬 기사(제993호)의 첫 문장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전무후무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우리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한 걱정이다. 아이를 가졌을 때,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문재인 후보가 낸 ‘건강보험’ 이야기를 듣고 이제 개인보험 들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하고, 보험을 해지해 아이와 여행 가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 이렇게 씁쓸하게 회고할 줄이야….

-우리가 너무 우울한 기사만 지면으로 전하는 것 같다.

=뉴스라는 게 밝은 이야기만 담을 수 없지 않나. 몸에 가시가 박히면 주변이 곪고 아파야 낫는다. 보기 불편한 이야기도 계속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한겨레21> 기자들에게 한 말씀.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고,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건강하시길~.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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