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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자동차? 아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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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02 13:38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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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상품이 뭐죠?” 2014년 한가위 퀴즈큰잔치에 1등으로 당첨된 경기도 군포시 광정동에 사는 최병집(49)씨에게 당첨 소식을 알렸더니 이렇게 되물었다. ‘아차, 올해는 자동차가 아니지.’ 휴대전화라고 알려주고는 “아쉽겠어요”라고 위로했다. 최씨는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했다. “자동차 안 받아도 좋습니다. <한겨레21> 잘못이 아니잖아요. 더 날카로운 기사 부탁합니다.” 20년 독자의 응원에 코끝이 시큰해졌다.

-뽑아보니 20년 독자다. 진짜다.

=나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퀴즈큰잔치에 응모했다. 진짜다. (웃음) 해마다 중도포기를 했다. 왜 그렇게 문제가 어려운지. 이번에는 잡지를 받자마자 앉아서 반나절을 매달렸다. 뭐가 되려는지 아는 문제가 꽤 있더라. 지난 잡지도 읽고 사전도 찾아보면서 다 풀었다.

-흔히 자녀들과 같이 푸는데.

=아들이 고3, 고1이다. 아빠보다 더 바빠서 말도 못 꺼냈다. 당첨된 좋은 기운을 큰아들에게 전달해야겠다. 수능이 50일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한겨레21>과는 어떻게 첫 인연을 맺었나.

=<시사저널>을 구독하다가 1994년 <한겨레21>이 창간하면서 바꿨다. 다른 언론사가 잘 다루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좋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다루지 않는 새로운 관점으로 사건을 읽어줄 때, 잡지의 맛을 느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참사 특집호 등은 보관해놨다. 기자들이 직접 뛰어든 ‘노동 OTL’도 인상적이었다. 요즘은 세월호 참사 기사를 보며 나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쉬운 점은.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예전에는 파고드는 탐사보도가 눈에 띄었는데 그런 묵직함이 줄었다. 예를 들어 공기업 방만경영이 최근 비판을 받는데 그 원인을 진단하는 심층보도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도 공기업에 다니는데 개혁은 필요하다. 다만 직원의 복지가 문제라는 식의 언론 보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더니 독자 최병집씨는 <한겨레21> 최신호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보내왔다. 20년 독자의 센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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