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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뉜 세계의 접점 되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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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18 15:48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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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뉴스만 보고 살던 시절이 있었다. <나꼼수>를 듣고 주간지를 알게 됐다. 심사숙고 끝에 <한겨레21>과 <시사IN>을 골랐다. 매주 월요일 아침, 다른 가판대보다 일찍 두 매체가 도착하는 서울 영등포역 가판대를 찾는다. 반나절이라도 빨리 읽고 싶어서다. 벌써 몇 년째, 습관이 됐다. <한겨레21>의 강점이 뭐냐는 질문에 전선미(38·서울 당산동) 독자는 “역시 특집 기획”이라고 답했다.

-기억에 남는 기획이 있나.

=‘병원 OTL’ 기사가 정말 좋았다. 보통 의문점이 있어도 의사들이 말하는 대로 “어버버” 하면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적정 진료를 하는 병원을 검색해 찾아갔다. 일산병원 치과를 다녔는데 좋았다. 기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쓴 기사라서 더욱 신뢰가 갔다.

-기사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되도록 실생활과 연결해서 가능한 부분은 바꾸려고 한다.


-세월호 관련 기사는 어땠나.

=많은 정보를 얻었다. 광화문에서 서명도 했다. 기사를 읽으면서 화가 나고 슬펐다. 나중엔 무력감도 들었다. 나처럼 슬퍼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제는 잊자고 하는 이들도 있다. 이쪽과 저쪽, 두 개로 나뉜 세계를 좁힐 접점은 없을까?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부족한 부분이 뭐라고 느끼나.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다른 편의 목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 세상에 가장 객관적인 중립이란 없겠지만, 너무 ‘끼리끼리’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지금 한국은 의견이 다른 50%가 서로를 외계인 보듯 하는데, 영원히 이렇게 나눠져 살 수는 없다.

-하나의 주간지만 보겠다는 생각은 안 하나.

=오히려 <한겨레21> <시사IN>보다 더 진보적인 매체가 하나 있으면 구독할 생각이 있다. 읽을 만한 더 중도적인 매체도 좋고.

가톨릭 신자인 전선미 독자는 ‘노 땡큐!’ 칼럼에 실렸던 표현 하나를 지적했다. 가톨릭 얘기를 하면서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그는 “가톨릭은 ‘하나님’이 아니라 ‘하느님’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매의 눈을 가진 독자는 ‘한국 사회의 길을 묻다’ 에세이 공모에도 당선됐다. 그와 ‘한겨레’의 좋은 인연은 계속된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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