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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1023호를 읽고

1024
등록 : 2014-08-17 07:02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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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낙선 후보에게서 본 희망

질 게 뻔한데 나온 후보는 희망을 보여주고 낙선했다.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김종철 노동당 후보를 조명한 기획 ‘이번 선거도 최선을 다했습니다’가 인상적이었다. 야권 단일후보에 가려져 겪는 어려움과 더불어 힘없는 조직을 발판으로 자라나는 정치인들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앞으로 시민들이 모르는 정당과 후보들을 자세히 다루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기사도 나왔으면 한다. 작은 정당들이 ‘조직과 인물’에만 주목해온 기존 언론과 정치계에 어떤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며 응원하는 건 시민의 몫이다. 이를 외면하지 않고 실어줄 <한겨레21>도 기대해본다.

정인선 선악 이분법을 벗어나자

대학독립언론네트워크의 밀양 농활 두 번째 이야기는 선악 이분법에서 벗어나 밀양 주민들 사이에 생긴 틈의 민낯을 보여줬다. 선악 이분법은 편리하지만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사정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한다. 사정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도 불가능하다. 보상에 합의한 사람에게도 오랜 시간 지쳤다거나, 그 돈이 꼭 필요할 정도로 힘들다거나 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 밀양 송전탑 문제를 ‘송전탑 건설 찬성=악’으로 몰아가는 것이 불편했었다. 그러면서도 나조차 선악 이분법의 편리에 기대 송전탑 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안을 쉽게 이해하려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

박예향 <비정상회담>, 더 깊이 다뤄줬으면

즐겨 보던 JTBC의 <비정상회담>이 지면에 나와 반가웠다. 외국인이 어눌하게 한국어를 말하는 것이나,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자극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혼전동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각국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말하는 것에 반해 우리는 단지 사회를 탓하고 ‘좋다’ 또는 ‘싫다’의 의견만 나열하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TV, 이것 봐라’에서 말한 <비정상회담>의 매력도 인정하지만 더 깊은 이야기를 다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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