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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상 첫 질문지 답변,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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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24 15:1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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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들이 갑자기 전화해서 인터뷰하자 하면 놀람 반, 당황 반 상태가 된다. ‘얼음 깨기’에 시간이 꽤 걸린다. 독자 장한슬(20)씨는 “식사 중이니 30분 뒤에 통화하자”고 했다. 기다리는 김에 단박인터뷰 사상 처음으로 질문지를 미리 드렸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청와대 신년기자회견. 대선 TV토론 때 그리 버벅대시던 분이 어찌나 자연스러우셨던가. 장한슬씨의 답변 점수는?

-저녁 뭐 드셨나.

=피자, 떡볶이, 김치볶음밥을 시켜서 넷이서 나눠먹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있나.

=엄마랑 통하는 부분이 많다. 엄마는 프리랜서로 철학 강의를 하신다. 어릴 때부터 라디오헤드, 블러 같은 브릿팝을 많이 들려주셔서 엄마랑 음악 취향도 비슷해졌다.

-존경하는 인물은.

=<한겨레21> 필자셨던 박래군 교수님(인권재단 사람 소장)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 좋아하게 됐다. 삶 자체가 배울 게 많은 분인 것 같다. 내가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하고 물으면 선뜻 대답할 순 없지만, 멋져 보였다.


-올해 소망은.

=원래 연애하는 거였는데, 2학년(경희대 언론정보학)이 되면서 이것저것 많이 맡게 돼 바빠서 안 될 것 같다. 과내 학술토론 소모임 ‘보라’의 ‘짱’을 맡고, 교지편집위원회 활동도 하고, 영화비평학회의 세미나 ‘짱’도 맡았다. 공연·주점·세미나 같은 걸 할 수 있는 대안문화 공간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학교에만 있게 될 듯한데, 학교에서 연애하는 건 너무 위험할 것 같다.

-본인 일상에서 기삿거리가 될 만한 일은.

=안진걸 교수님(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이 맡는 ‘시민교육’이란 수업을 지난 학기에 들었는데,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싶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수업이다. 나는 학교 등록금의 적정 수준을 계산하기 위해 학교 재정 상황, 정부 지원 등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다음 독자 인터뷰를 할 기자와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

=준비를 좀 하고 인터뷰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또 부풀려서 예쁜 얘기만 했을 것 같다. 질문지는 너무 늦게 줘서 큰 도움이 된 것 같진 않다.

질문지 드린 시각, 다시 조회해보니 전화를 다시 걸기 7분 전이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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