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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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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
등록 : 2013-01-03 23:47 수정 : 2013-01-04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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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호 표지

이정주 기사가 현실이 아니길

대선 정국 와중에 그는 죽음을 맞이했다. 진보의 밀알이자 정책 설계자였던 이재영은 대중의 무관심 속에 눈을 감았지만, 그가 남긴 정책만큼은 선거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과 사회 ‘기적이야말로 이재영의 목표다’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10년 전만 해도 비현실적인 이상으로만 치부하던 정책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대선 후보들의 주요 정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무상교육·무상의료 등 그의 이상은 현실화의 과도기에까지 이르렀다. 지금 우리가 꿈꾸는 이상도 10년 뒤엔 현실이 돼 있을지 모른다.

황소연 굿바이 ‘대선 캠핑'

 새 주인을 맞이할 청와대 이야기를 읽으니 길었던 5년도, 재미있게 읽었던 ‘대선 캠핑’도 막바지라는 게 실감난다. 외딴섬 같은 존재감의 청와대는 권위의 양면을 역설한다. 지극히 관료적인 ‘형식’은 ‘국민을 위한’ 절대권력의 맨얼굴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개인의 삶 속 협소한 공간까지 침투하려 했던 힘도 영원하지는 못했다. 변화의 상징이 될 수 있었을 청와대 ‘이삿날’이 아쉽다. 새 정부가 그 아쉬움까지 안고, ‘작고 의미 있는 것들’의 변화를 보여줬으면 한다. 이왕이면, 스트롱하지 않게 말이다.

J씨 내년의 판결은 다르길


사법부의 판단은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판결’은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의 진보와 후퇴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난 5년간 사법부에서 ‘진보’적인 판결이 있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지난 5년간 상식적인 판단을 ‘진보적’이라고 느낄 만큼 비상식으로 넘쳐나는 사회에 살아야만 했다. 새 대통령이 뽑혔다. 다음 5년은 사회가 후퇴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체념과 절망에서 벗어나 느리더라도 한 발짝씩 진보하고 있다는 희망 속에 살고 싶다.

김도연 또 하나의 시각

‘권혁태의 또 하나의 일본’이 짚어준 하시모토는 기존 기사들과 달랐다. 하시모토의 성향을 비판하기에 앞서 그를 바라보는 언론과 대중의 시각을 비판한다. 일본의 리버럴 언론 <주간 아사히>는 봉건사회에서나 나올 법한 하시모토의 ‘혈족’을 찾고 꼬집는다. 이런 점에서 하시모토에 대한 사노 신이치의 무지한 비난은 박근혜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어떤 모습과 닮아 있다. ‘독재자의 딸’을 빼고는 박근혜를 설명·분석할 수 없는 진보 진영, 5년을 어떻게 대응하고 비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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