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372호를 보고…

374
등록 : 2001-08-29 00:00 수정 :

크게 작게

우와족의 승리에 울었네

기차역에서 접한 우와족 이야기는 제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작은 잡지에서 우와족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뒤 제가 다니는 학교에 방문해서 우와족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해준 이태화씨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그날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우와족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반갑고 눈물나네요. 자연과 하나인 우와족이 다시는 집단자살을 생각지 않게 어서 석유회사들이 철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이 이길지 악이 이길지 두고봐야 하겠지만, 저는 선이 이기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적은 수의 선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니까요. 아무튼 잡지에서 우와족을 다룬 건 <한겨레21>이 처음일 거예요. 역시 믿음이 가는 잡지네요. 우와족 이야기 정말 고마워요. 또 한 가지, 다뤄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왼손잡이가 살아가기엔 불편한 것들투성이입니다. 집구조, 운전대, 컴퓨터 마우스, 가위 등 오른손잡이 위주의 세상에 대해 꼬집어주세오.

서박효진/ 충남 홍성군 풀무농업기술학교


이벤트성 반일시위가 적절한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돼가는 일본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식에 깊은 회의를 느끼던 중이었다. 조직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자극적인 일회성 이벤트를 벌이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반일감정만을 고조시키는 것은 일본 우익세력들에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이 이맘때쯤 늘 같은 물의를 빚는 것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상투적으로 대처해왔던 주변국가의 책임이 크다. 이참에 우리 역사가 스스로 왜곡시켰던 일제시대에 관한 기록을, 그 시절 일제에 투철히 봉사하고도 뒤에 권력과 부를 틀어쥐고 지도층으로 군림했던 인사들을 다시 불러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교과서문제와 미국에서 진행중인 위안부 소송문제에 동일한 강도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결국 같은 문제를 놓고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정부의 대응이 일본에 무슨 압력이 되겠는가.

김수아/ 충북 충주시 단월동

결혼과 욕망에 대하여

인간의 욕구에는 필요, 요구, 욕망이 있다. 필요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결핍될 때 느끼는 것이고, 요구는 타인이 나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때 느끼는 것이며, 욕망은 충족이 불가능한 대상에 느끼는 감정이다. 다시 표현하자면 욕망은 대상 자체보다 그것의 결핍이 대상이 된다. 결혼이란 무엇인가. 가족을 구성하고 2세를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사회의 기초단위다. 배우자란 무엇인가.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가장 기초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다. 커플매니저 체험을 다룬 이번호 ‘기자가 뛰어든 세상’을 읽으면서 조건만 따지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싶다. 이는 결혼을 자신의 욕망 충족에 이용하려는 어리석음일 뿐이다. 이 어리석음은 나르시시즘에 그 뿌리가 있다. 개인의 나르시시즘은 그가 성장한 가족과 사회로부터 온다. 욕망은 나쁜 것만은 아니며, 누구나 가지고 있고, 우리가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된다. 우리가 죽음보다는 삶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직 이루지 못한 그 무엇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성숙하고 건강한 사람이란 이러한 욕망을 자신의 발전으로 승화시킬 줄 알며 자신의 부족함을 타인이 채워주길 바라기보다 사회의 부족한 틈새를 메워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민창/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법조인에게 손익분기점은 없다

천안에서 만화를 공부하고 있는 25살의 남자 대학생입니다. 이번호 마이너리티 ‘고시는 마약이에요’라는 기사를 보고 약간 의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고시촌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이제라도 냉정하게 손익분기점을 계산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기사의 전체적 내용은 한국 고시제도의 문제점과 고시생들의 고통을 중심으로 다뤄 적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끝맺는 말만을 놓고 보자면 마치 고시생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고 못박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물론 권력이나 부를 위해, 혹은 별다른 목표의식 없이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고시생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위의 기사를 보면 아마 힘이 빠지지 않을까요? 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에 손익분기점이란 것은 있을 수 없을 테니까요. 어쩌면 기자 스스로 “어차피 고시공부하는 사람들 다 저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거지 뭐” 하고 그들에 대해 기대하길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과잉해석일 수 있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들의 당연한 길(올바른 법 시행)을 포기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길을 잊는 일이 없어야겠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인터넷 독자

잘만 쓰면 약이 되지 않을까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호 아시아 네트워크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에게 일본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면서도 요긴한 대상이기도 하다. 잘 쓰면 약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불쾌감만 안겨주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불쾌감만 주는, 피하고 싶은 나라다. 그러나 일본의 행태에 적절히 대응하며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동현/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사회의 거울이 되어라

<한겨레21>을 처음 만난 건 중국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였다. 평소 연니가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던 바로 그 잡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재미있게 읽엇떤 기억에 다른 친구들이 학습지를 신철할 때 아무 망설임 없이 <한겨레21>을 구독신청했따. 방학인데도 보충수업하느라 하루종일 독서실에 앉아 있는 대신 틈틈이 <한겨레21>을 읽었다.

학생이라는 이름 아래 공부만 열심히 하던 내게 정치, 경제, 시사 등의 내용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사회에서 벽을 쌓고 살던 내게 <한겨레21>은 그 벽을 무너뜨리는 묵직한 방망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벽을 넘어 공부보다 더 중요한 사회참여를 깨우쳐가는, 민주시민이 되어가는 걸 느낀다.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모습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비쳐주는 <한겨레21>.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어나갈 생각이다.

정고운/ 경북 구미시 남통동

독자만화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