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호를 읽고
이 기사, 주목
등록 : 2012-07-31 15:30 수정 : 2012-09-05 15:45
김자경 비흡연자의 흡연 공감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스무 살 무렵 들었던 노래의 가사는 내게 영원한 담배의 이미지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담배 연기는 낭만이 아님을 알고 있다. 길을 걸을 때 앞사람의 담배 연기가 나에게 오는 게 불쾌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공간에서는 <서른 즈음에>를 흥얼거리며 담배 피울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면 좋겠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무조건 안 된다며 흡연자의 뒤를 쫓고 있는 지금 이 정책이 과연 옳은 방법일까. 왠지 꼰대 같아 기분 나쁜 건 내가 말 안 듣는 사람이기 때문인 걸까.
권채원 ‘여행 스타일 대격돌’ 휴가 기분 만끽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다양한 여행 정보가 넘쳐나면서 패키지 단체관광 여행은 제대로 된 여행이 아니라는 의견이 널리 퍼지게 됐다. 획일적인 수박 겉핥기식 관광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는 폄하다. 하지만 장소와 목적에 맞게 다녀온 패키지 관광이라면 이 역시 누군가에겐 소중한 추억이 아니겠는가! 이번 여름에는 돈도 시간도 없지만 특집 ‘여행 스타일 대격돌’을 읽으며 휴가 기분은 만끽했다. <한겨레21>답게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획이 돋보였다.
장슬기 흡연 규제? 다 내려놓고 토론 맞짱!
보통 사회문제에서는 상대적 강자가 가해자가 되고 약자가 피해자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표지이야기에선 다르다. 흡연자는 가해자지만 상대적 약자가 돼버렸다. 이럴 경우 우리 사회는 어느 수준까지 배려해줄 수 있을까? 비흡연자라도 흡연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시민이 많아지고 있다. 흡연 규제에 찬성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생략된 비민주적 규제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흡연 규제 찬반 여부뿐 아니라 기존의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고 민주적 토론을 해보자.
이정주 ‘죄인’이었던 흡연자의 권리를 찾아서
이상하다. 담배가 정말 해롭다면 시장 형성 자체를 막으면 될 것을 정부는 왜 굳이 계도 차원에 머무는 걸까? 그 해답을 이번호에서 얻었다. 그래서 반가웠다. 늘 마음이 불편했다. 엄연히 초과 납세자임에도 타인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죄인의 마음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흡연은 권장할 게 못 된다. 그러나 이젠 당당하게 나의 권리는 주장하고 싶다. 아, 그 전에 진정 내 호주머니보다 건강에 더 관심 있다는 정부의 말은 사실일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