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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돈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드나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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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26 17:31 수정 : 2012-03-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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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만들면 돈이 생기지만, 그 돈을 만드는 데도 돈이 들잖아요. 하나의 제품인 돈의 제조비용이 궁금합니다. (배경문)

<한겨레> 김태형
고백하건대 답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구리나 종이 같은 원자재와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다른 애매한 질문, 예를 들면 ‘제 딸 민주는 양치만 시작하면 쉬가 마렵다고 합니다. 치아와 방광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나요?’ 등은 제외했습니다. 아마 다른 기자가 답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돈을 만드는 곳은 한국조폐공사입니다. 대전에 있는 조폐공사에서는 “화폐 제조비용 자체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영업비밀”이라며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대신 “최근 타이에 10밧 주화도 수출했다”고 자랑합니다. 위조지폐를 방지하려면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국은 외국 돈도 만들어 수출할 정도로 돈 만드는 기술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제조비용 등 관련 정보는 한국은행으로 문의하라고 합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돈과 관련해 말을 하면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돈의 유통 관리를 맡는 한국은행이 답하는 것으로 창구가 단일화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제조비용은 비밀”이라고 합니다. 한 해에 주화·지폐 등을 얼마나 찍어내는지도 비공개로 합니다. 다만 해마다 돈을 만드는 전체 비용, 전체 발행량과 화폐 종류별 발행액은 공개합니다.

우선 돈을 만드는 데 한국은행은 2006년 1981억1412만원, 2007년 2061억9832만원, 2008년 2249억9958만원, 2009년 1658억1374만원, 2010년 1574억6080만원 등이 쓰였다고 합니다.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그때마다 구리·아연 등 돈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과 제조 규모가 달라서입니다. 최근 제조비용이 줄어든 것은 2009년 6월 5만원권이 등장해 그만큼 1만원권 등 다른 지폐의 제조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발행량은 지폐와 주화만 구분돼 공개되는데, 2010년의 경우 지폐는 5억 장이, 주화는 68억100만 개가 만들어졌습니다.

발행액은 한국은행이 제조한 화폐 가운데 시중은행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말합니다. 2010년 기준으로 지폐인 5만원권이 41조28010억원, 1만원권 20조122억원, 5천원권 1조167억원, 1천원권 1조2423억원가량이 발행됐습니다. 같은 해 동전으로 500원 9582억원, 100원 7967억원, 50원 958억원, 10원 695억원가량이 발행됐습니다.

한국은행은 화폐 제조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화폐 수명을 늘리려고 깨끗하게 돈 쓰는 것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합니다. 아연값이 올라 제조비용이 화폐가치보다 커진 10원의 크기를 줄인 것도 제조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입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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