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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876호를 읽고

이 기사, 주목

878
등록 : 2011-09-20 11:44 수정 : 2011-09-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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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경 “이야기하듯 친절한 기사 재밌어” 기획 연재 ‘걷고 싶은 길’이 이번에는 강원도 태백의 야생화길을 다루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저도 근처 동산에 산책을 다니는데, 이맘때쯤 자라난 야생화들에 눈길이 가던 터라 기자가 친절히 이야기해주는 태백의 야생화들에 대한 기사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야생초들의 이름 유래에 대한 내용과 탐방객을 위한 정보가 유익했습니다. 산림청에서는 야생초를 보호하려고 카메라 삼각대를 사용하지 말도록 당부하는 표지판을 세웠다고 하는데, 곱게 핀 동자꽃 사진을 보고 있으니 애지중지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종옥 “우리 안의 추방과 외면 심리” 특집 기사를 보고 먼저 든 생각은, 오죽 답답하면 ‘우리는 모두 노숙인이다’라는 제목을 붙였을까였습니다. 기사는 다양한 각도에서 우리 내면에 있는 추방과 외면의 심리를 보여주었습니다. 한마디로 하면 ‘보는 게 불편하다’는 것일 텐데, 그 안에는 무결점 사회를 향한 유혹이 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해 잔인하고 무기력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서울역 노숙인 몇백 명은 오히려 적은 수입니다. ‘인권과 사회공공성을 기치로 건 그네들의 저항’이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서울시와 코레일의 제안은 왜 대책이 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상세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미연 “이 시대 집회 현장에 단비 되길” 제가 인디밴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공연의 색채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 색채가 집회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악을 정식 무대가 아닌 집회에서 직접 공연한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공연’ 또한 하나의 사안을 지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더욱 좋은 점은 그들에 의해 집회문화가 점점 ‘캐발랄’해진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무서운 집회 현장은 그들 덕에 이제 먼 일이 되었습니다. 밴드의 정체성과 결부되는 그들의 공연이 이 시대 집회 현장에 단비가 되길 바랍니다.

박소영 “정치팀 기자들의 발 빠른 대응”

<한겨레21> 876호를 받아들자마자 든 생각은 ‘오, 빠른데?’였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 발표가 기사 마감일 즈음이었을 텐데 관련 기사들이 탄탄하더군요. 특히 이번 주민투표가 시사하는 바, 주민투표의 위험성 등이 잘 정리돼 있으니 일독을 권합니다. 다이내믹한 서울시장 보선에 주민투표 문제가 묻힐까 우려도 되네요. 서울시 보선으로 기존 정치판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지각변동으로 어떤 틀이 새로 짜일지, 그 땅은 살기 좋은 터전이 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분주했을 정치팀 기자분들께 박수를 보내며, 통찰력 있는 관련 기사를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댓글>

기다리다 숨진 저축은행 피해자
→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두 번 죽인다’고 하지요. 한 번은 좀 버티고 일어날 만하지만, 두 번은 누구라도 좀 힘겹지 않을까요? 실망감까지는 괜찮지만, 일어날 의지마저 눌러버릴 거짓된 행위는 하지 마소서! TaeWon Yun
→ 사정은 딱하지만 법을 몰랐으니 어쩔 수 없다라. 무식하고 돈 없는 놈들은 피해를 당해도 어쩔 수 없어. 이건 국가가 나설 수 있는 범위가 아니거든. 이게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었군요. see1130
→ 언제부터인가 서민이 은행권에서 홀대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고스란히 서민의 피해로 돌아와버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부산금융 사기범들의 전모를 정부는 철저히 밝혀 다시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 사기에 가담한 모든 인물들을 조사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hkj1003

우리는 모두 노숙인이다
→ 현재 서울역 노숙인들을 모두 쫓아내고 있죠. 서울역에 갈 때마다 얼마나 무서운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을 보고 있으니 저들도 예전에는 다 직장과 가족이 있었을 텐데 무슨 일로 저렇게 내쳐져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노숙인을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저 사람들을 놓지 않으려는 노력이 사회 전반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노숙인을 보는 시선을 바꿔야 하겠지요. sponpell

“나도 한때는 서울역의 고객이었다”
→ 노숙인을 왜 사람으로 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의식주가 필요하고, 국가든 사회든 그 기본적인 것을 보장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노숙인 단기 쉼터든 장기 쉼터든 고작 몇 개 만들어놓고 다 수용하지도 못하면서 자활 의지가 없다는 둥, 소란을 피운다는 둥, 피해를 준다는 둥 말하는 것에 실소가 나옵니다. 그들도 사람입니다. 그들도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춥고, 배고프면 밥 먹고 싶고, 졸리면 잘 곳이 필요하고, 외로움을 나누며 함께할 가족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노숙자’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그들을 한 명의 국민이자 사람으로 봐주세요! Jihye Moon

열린 주민투표와 민주주의의 적들
→ 이번 무상급식과 관련한 투표 발의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 황당한 쇼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몇 번의 투표를 통해 형식은 괜찮다 하더라도 목적과 과정이 다름을 여러 번 보았기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투표를 향한 노력은 여러 면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jan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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