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단순 나열식… 국제 정세에 끼친 영향 더 다뤘어야” 전우진 821호 표지이야기 ‘동해에 몰려온다, 지옥의 군단’ 어떠셨나요? 변인숙 정황이 순서대로 정리돼 친절했어요. 군 관련 보도는 스펙터클한 영화처럼 가시적인 것에 집중하기 쉬운데,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해줬어요. 전우진 군사 관련 책 읽기를 좋아해서인지 미 해군이 압도적 화력을 보유한 거야 다 아는 사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사가 단순 나열식 설명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나라와 미군의 군사훈련과 그로 인해 촉발된 중국의 반발, 그리고 긴장… 이런 걸 톺아주길 기대했는데. 그래픽에서도 미군이 현재 가진 무기들의 사거리가 중국 본토 어디까지 닿는지 등을 보여줘야 했어요. 변인숙 가진 정보에 따라 기사를 받아들이는 것도 달라지네요. 의견도 갈리는데 이참에 우리 821호 베스트와 워스트 기사를 꼽아볼까요?
전우진 그거 좋네요. 변인숙 제 워스트는 정치 ‘성추문 릴레이, 한나라당의 입을 꿰매라’였어요. 계속 나왔던 얘기를 구색 맞춰 정리한 느낌이었죠. 윤리적으로 황급히 마무리한 점도 좀 아쉽고요. 전우진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을 두고 ‘와글와글’에서 친구들끼리 술이 불콰하게 올랐을 때나 할 얘기를 했다고 표현했던데, 취했다 해도 할 얘기는 아니지만 사실 이런 대화가 현실이긴 해요. 변인숙 저는 ‘술 마시면서 하는 말’이란 표현 자체도 읽기 불편했어요. 한나라당에 ‘왜곡된 성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많다’는 내용이 기사에 있던데 정치인의 접대문화를 독자에게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해요. 나아가 정치인의 남녀인식 수준도 정치인 자질을 파악하는 데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얘기를 칼럼화해서, 정치부 기자가 쓰는 정치판의 뒷얘기를 연재해도 좋겠어요. 베스트로는 ‘당신’. 배우 맹봉학씨를 담은 사진 에세이가 좋았어요. 예능인들이 직업 외적인 정치활동 때문에 생계에 지장을 받을 때, <한겨레21>이라도 계속 용기를 주었으면 해요. 전우진 제 베스트는 ‘<앨리스의 최후> 아동 성폭행범의 욕망을 추적하라’예요. 성폭력 방지를 위해 사회적으로 형벌만 강화하려 하잖아요. 필자의 경험를 토대로 분석과 방안을 내놓았는데 설득력이 있었어요. 워스트는 초점 ‘백두대간 전역, 집중호우에 와르르’예요. 개발하다 산사태가 일어난 것도 아니고 기후변화 등이 원인이란 거잖아요. 전 지구온난화도 자연현상의 일부라고 보거든요. 변인숙 전 반대예요.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돈이 4대강 홍보에만 쓰이고 있단 생각이 들어 분개했어요. 개발 예산을 쪼개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고, 지구온난화도 인위적인 개발사업과 무관하지 않잖아요. 전우진 베스트를 하나 더 꼽으면 특집2 ‘독박쓰고, 돌려막고, 쏟아붓고… 조금 위험한 인천 이야기’예요. 표지이야기로 해도 좋았을 듯해요. 변인숙 이 기사를 보면서 분통이 터졌어요. 표지이야기로 했다면 표지 이미지는 첫 페이지에 실린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조감도 사진이 어땠을까요. 앗, ‘한동원의 씽 쌩 썽’ 연재가 끝나 아쉬움을 표합니다. 전우진 그 칼럼 좋아하셨죠? 변인숙 네, 다음에 또 팽팽히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아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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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82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