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다른 이슈에 묻혀버린 한국방송 파업” 김경민: 안녕하세요? 819호 표지이야기 ‘메리어트 모임의 폭식 스캔들’부터 얘기할까요? 전 사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분석이 잘돼 있어서 이해가 됐어요. 김대훈: 용의 꼬리가 아닌 몸통을 보게 된 느낌이랄까? 김경민: 표지에 고기로 형상화된 대한민국 그림도 인상 깊었어요. 거대권력을 가진 자가 어떻게 나라를 주무르는지 잘 드러났죠. 김대훈: 그들이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였다고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품위도 교양도 없는 이권다툼.
김경민: 공직윤리지원관실도 같은 맥락이죠? 전 민간인 사찰이 정말 권력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노무현’ ‘촛불’ 등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연고주의가 아직도 이 땅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김대훈: 현 정권의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KB금융지주 사건도 의혹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이고. 김경민: KB금융지주 사건 관련 기사는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가 접근하기 힘들었을 듯해요. 관련 정보를 상자 기사로 처리해줬다면 좀더 읽기 편했을 텐데. 김대훈: 앞으로 밝혀지는 사실이 있다면 후속 보도도 계속돼야겠죠. 김경민: 한국방송 새 노조의 파업을 다룬 초점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찾으려는 싸움이다’는 한국방송 나영석 PD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방송 내부의 변화를 보여줬어요. 김대훈: YTN이나 문화방송 파업보다 너무 적게 다뤄지는 느낌이에요. 다른 이슈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초점 ‘성범죄의 그늘에 홀로 놓인 아이를 구하라’는 어땠어요? 김경민: 요즘 성범죄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보도 일색이라 불만이었는데, 성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짚어줬어요. 김대훈: 나는 대안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기사를 통해 ‘돌봄 교실’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알았거든요. 범죄자를 거세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게 우선이잖아요. 이왕이면 돌봄 예산과 화학적 거세의 비용을 비교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돌봄 교실 같은 것이 확대되지 못하는 가장 큰 변명이 예산이니까. 김경민: 그러네요. 그럼 레드 기획 ‘너와 놀기? 나와 놀기?! 혼자 놀기!’로 넘어가볼까요? 김대훈: 재미있긴 했는데 신선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혼자 놀기’ 같은 요즘 트렌드를 다루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김경민: 그렇죠. 개인화된 놀이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해요. 전 문화 ‘성난 눈으로 강남을 돌아보라’를 읽으면서 강남 사람들과 메리어트 모임이 겹쳐 보였어요. 정경유착이오. 김대훈: 강남의 부에 대해 사람들이 앞으로는 동경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경민: ‘성난 눈’으로 강남을 돌아보라 이거군요? 김대훈: 그렇죠. 대다수 사람은 강남에서 부의 신화를 이룬 이들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또 한편으론 그들의 부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을 이제 느끼게 될 거예요. 김경민: 암담해지네요. 오늘은 이만해요. 김대훈: 방학 잘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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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81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