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독편위 목소리 여과 없이 담아라” 김경민: 안녕하세요. 814호 표지이야기 ‘진보의 미래, 두 개의 길’부터 얘기해볼까요? 변인숙: ‘표지’부터 얘기하자면 사진이 매우 ‘여론스럽다’고 생각했어요. 노회찬의 절박한 표정과 심상정의 다소 여유 있는 포즈가 교차되면서, 기사에 대해 호기심을 끌었죠. 김경민: 이번 진보신당 선거 전략에 대해 전 양비론적이라서, 우물쭈물하다가 선거가 끝나버린 느낌이에요. 그런데 제가 서울에서 투표권을 가졌다면 한명숙 후보에게 투표했을 거예요. 불가능한 꿈을 꾸지만 리얼리스트거든요. 그래도 책임을 노회찬 후보에게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에요. 변인숙: 노회찬을 지지한 3.6%나 심상정을 지지한 이들에 대한 분석 기사가 없어 답답했어요. 노회찬 후보 인터뷰는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이념 차이를 짚어줘 속 시원한 느낌이었지만, 심상정 인터뷰는 왜 없지 싶었어요(당시에는 심상정 후보 쪽에서 고사하는 바람에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았고 바로 다음호에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편집자).
김경민: 노회찬 후보에게 해명 기회를 준 것처럼 보였어요. ‘보수 양당 체제’라는 말은 와닿았지만요. 변인숙: ‘큰집론’은 본 기사에서도 대안으로 싣고 인터뷰로도 실으니 치우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진보의 미래, 두 개의 길’ 기사는 진보신당 내부 갈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려는 건지, 이번 선거에서의 진보 진영 전체를 훑자는 건지, 모호했어요. 한편 이번호 베스트는 특집 ‘남아공 축구 무역’이었어요. 월드컵에 묻히기 쉬운 내부 문제를 다뤘죠. 김경민: 오옷! 전 독일 월드컵 때부터 이런 기사를 원했어요. 유럽 유명 클럽에서 뛰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거의 부족 단위의 국민을 부양한대요. ‘선수 연봉이 국내총생산(GDP)의 몇%’일 정도로 축구가 유일한 돌파구라죠. 변인숙: 월드컵에만 갇히지 않고 세계가 돌아가는 흐름을 볼 수 있게 시각을 넓혀준 기획이었어요. 김경민: ‘특집 2부 알수록 재미있는 월드컵’ 기사를 보면서는 그리스에 측은지심이 생겼어요. 한국과 같은 조 국가들이 모두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죠.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우리나라도 박찬호·박세리 선수를 보며 힘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리스 국민이 희망을 가졌으면 해요. 변인숙: ‘노 필승 코리아’에도 관대한 쪽이네요. 김경민: 사실 전 지는 게임 응원에도 익숙해요. 프로야구 롯데 팬이거든요. 11-0으로 지고 있어도 9회 때는 항상 <부산 갈매기>를 부르는…. 변인숙: 그건 도인이 아니면 힘든 마음일 텐데, 외길 롯데 따라 득도를? 레드 기획은 어땠나요? 김경민: 식객을 보는 것 같았죠. 변인숙: 설명문 느낌이 강했어요. 체험 위주의 에피소드였다면 어땠을까요. 기자가 꼽은 베스트 면을 선발해도 재미있었을 텐데…. 주인 할머니들의 면요리 비법도 따로 떼어냈으면 좋았겠어요. 김경민: 전 ‘독자편집위원회’ 기사가 재미없었어요. 토론 때는 끓어올랐는데, 다시 읽어보니 맥이 빠졌어요. 기사의 당사자라 그런가? 이번호에서 제일 실망한 부분이에요. 변인숙: 저도 그랬어요. 덜 치열해 보인달까? 김경민: ‘했다, 했다…’ 그런 어조 때문일까요? 좀더 여과 없이 열띤 현장이었다는 걸 보여줬으면 해요. 변인숙: 완전 공감. 더 적극적으로 토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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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81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