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장단점을 확연하게 보여주었으면” 정유진: 표지이야기부터 볼까요? 저는 ‘4대강, 제발 한 번만 가보세요’라는 외침이 절실하게 다가왔어요. 100번 듣는 것보다 한 번 가서 보는 게 훨씬 더 와닿을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강과 자연이 훼손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 현실을 직접 느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 수학여행도 전국에 있는 4대강 탐방을 시켜야 할 판이에요. 나혜윤: 자연을 파괴한다는 뜻에서는 찬성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정부는 더 큰 이익이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일이니까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기사를 실었더라면 의견을 더 깊게 나누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정유진: 네, 그런 점을 짚어주었다면 이 사업을 자세히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이해했을 것 같아요. 나혜윤: 특집 ‘대-중소기업 입사자 토익 점수 차이 130점’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까요? 저는 같은 대학생으로서 당연히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나라가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구조로 변해간다는 생각도 들고 모두들 취업에 인생을 건 듯해 답답하더라고요.
정유진: “합격한 친구는 서너 곳에 합격해 골라 가지만 떨어진 친구는 계속 탈락한다”는 한 인사 담당자의 말처럼 두루 가질 수는 없고 한 사람이 독점하게 되는 현실도 무서워요. 저같이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보니 대학생들이 스펙 강박증에 시달리고 비싼 대학 등록금에다 사교육비까지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나혜윤: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학에 진학하면 자유롭게 공부하고 좀더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현실에 부닥치니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적당한 스펙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좌절했어요. 정유진: 저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학원에서 해방될 줄 알았는데 졸업하고 나니 더 큰 산을 오르기 위해 또다시 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것에 비참함을 느꼈어요. 이러다 평생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유치원생부터 일반인까지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참을 수 없지만 그런 현실을 뒤뚱뒤뚱 따라가고 있는 저도 참 한심해요. 나혜윤: 나 하나로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굳어진 제도가 되어가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정유진: 강화 구제역 문제를 다룬 특집은 어떠셨어요? 강화도에서 군 생활을 하는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돼지 수백 마리를 때리면서 큰 구덩이에 한꺼번에 모아놓고는 흙을 덮어 생매장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소는 덩치가 커서 한 곳에 몰아넣기 힘드니까 안락사시키고. 구제역 발생 원인이 5~6개월 뒤에나 밝혀질 예정이라는데, 봉변을 당한 주민의 삶은 어떻게 되나 막막하기만 하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해 피해까지 발생하고. 이웃과 하늘에 원망만 쌓이고. 나혜윤: 정부가 발 빠른 대책을 내놓아야 손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가축으로 생계를 꾸리는 주민들은 더욱 대책 마련이 시급하겠지요. 나혜윤: 다음에는 따뜻한 봄만큼 좋은 소식들로 <한겨레21>이 채워지면 좋겠네요. 가슴 아픈 일이 많은 봄이 될까봐 걱정돼요. 정유진: 그러게요, 늘 좋은 소식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그런 날이 꼭 올 거라고 생각해요. 나혜윤: 우리 다음호를 기대해봅시다. 유진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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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80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