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 먹칠, 부끄러워라” 홍부일: 누나 안녕하세요? 나혜윤: 부일씨 안녕~ 표지부터 얘기해볼까요? 홍부일: 804호도 삼성 문제가 표지였잖아요. 초점이 다르지만 연달아 삼성 얘기라 좀 그렇긴 했는데, ‘무노조 경영’의 실태를 알려준 게 인상적이었어요. ‘삼성공화국’이라지만 공화국이라면 적어도 인권이라도 보장해주잖아요. 누나는 어떠셨어요? 나혜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에 먹칠하는 행동이라 참 부끄럽다고 생각했어요. 노동자 단결권을 앞장서 보장해도 모자랄 판에 기본적 자유도 인정해주지 않는 기업이라니요.
홍부일: 다른 나라 노동자에게까지 같은 상황을 강요한다는 사실을 꼬집은 제3세계 관련 기사가 인상적이었어요. 나혜윤: 하지만 아우트라인만 잡은 것 같아요. 홍부일: 노조가 잘되는 기업도 다뤘으면 시사점이 컸을 거예요. 단순히 ‘문제적인 삼성’, 이런 식으로 잔영이 남을 것 같아요. 나혜윤: 특집 기사는 무상급식을 연재 중인데, 유기농산물과 무농약 농산물을 쓰는 송남초등학교의 사례는 적절했어요. 아무래도 문제는 지원금이겠죠? 교육청 급식 지원액이 6년째 얼어붙었다는 건 잘 납득되지 않아요. 홍부일: 따라붙은 기사는 제목부터 공감이 갔어요. ‘가난 증명하고 먹는 눈칫밥’. 지원받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저는 선생님이 “이거 지원받을 사람 손들어봐”라고 하는 것도 봤어요. 비인간적이죠. 나혜윤: 10대 정치에 관한 기사도 좋았어요. 저는 ‘아수나로’를 처음 알았어요. ‘10대가 그래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구나’ 싶어서 좋았어요. 예전보다 10대가 조용한 편이잖아요. 홍부일: 저는 이들에 비하면 약과인데, <한겨레21>을 보는 것만으로도 선생님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시기도 해요. 나혜윤: 학생 활동은 위험하다거나 학생은 공부만 하라고 사회가 부추기니까 활발해야 할 10대가 죽은 듯 지내는 것 같아요. 홍부일: 세계 기사도 괜찮았어요. 그동안 분쟁 문제를 딱딱하게 그렸는데, 이번 기사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타이 개혁 진행 상황이요. ‘이 시대에 이런 나라도 있구나’ 싶고…. 나혜윤: 특집 ‘부자들만 아는 스마트폰의 비밀’이 인상적이었어요. 정보화의 물결은 거세지는데 세대나 소득이 그 차이를 따라갈 수 없으니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요.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사가 좀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우리도 나이를 먹으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도태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천안함 기사는 어땠나요? 홍부일: 사실 북한 어뢰설도 웬만한 입지를 갖고 있잖아요? 그런데 <한겨레21>이 대놓고 드러내는 건 아니지만, 북한을 감싸는 방향에서 기사를 쓰는 것 같아요. 보수 언론이 자꾸 ‘친북 친북’ 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 같고요. 나혜윤: 요즘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사건인데 기사량이 적어 아쉬웠어요. 앞으로 어떻게 사건이 흘러가도 최대한 중립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주었으면 합니다. 홍부일: 요즘 날씨가 이상 현상을 보이는데 봄이 언제 오려나 싶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나혜윤: 부일씨도 감기 조심하고 우리 다음호를 기대해봐요.^^
| |
〈한겨레21〉 80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