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 태격
“‘무기력의 대물림’에 나까지 무기력해져” 박지숙 부일.^^ 표지이야기부터 시작할까? 홍부일 네, 누나. ㅋㅋㅋ 표지이야기를 역사수업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넘긴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 다른 삼성 관련 기사는 배경지식이 없어서 많이 어려웠거든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미있고, 정말로 이런 가족도 세상에 있구나 싶더라고요. 박지숙 맞아. 권력 세습 같은 것 앞에는 부모·자식의 정도 없나봐. 근데 중요한 것은 세습경영의 폐해랄까, 뭐 이런 걸 한 꼭지 짚어줘야 하는데, 세습경영 자체는 당연시하는 듯했어. 마지막 기사도 ‘황제경영’의 폐해를 다뤘는데, 세습경영의 폐해는 없잖아. 홍부일 황제경영 같은 부분이 너무 어렵게 쓰였어요. 박지숙 그럼 다른 기사를 긁어보죠. ㅋㅋ 탐사기획 ‘영구 빈곤 보고서2’는 어때?
홍부일 너무 ‘노동 OTL’ 느낌이 진한 것 같아요. 앞부분에 현상을 제시하고 뒷부분에 자료를 제시하는 점도 그렇고, 기사가 문학적이었다는 점도 그렇고요. ‘빈곤’이 꼭 한 번쯤 다뤄야 하는 주제인 건 맞지만, 이 기획 자체가 호를 거듭할수록 인상이 약해지는 것 같아요. ‘빈민층’을 다루는 방식을 문학적 접근에서 다른 쪽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박지숙 지난주는 아예 가구별로 수입이랑 연령대를 보여줬는데 그건 정말 아이디어 굿~. 근데 이번호는 제목부터 ‘무기력은 더 진하게 대물림된다’인데다 삽화도 진짜 무기력해 보여서 나까지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어. 홍부일 맞아요. 결국 마지막에 아 이렇게들 불쌍하게 사는 구나, 하고 끝. ‘그래서 나한테 어떻게 하라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박지숙 난 이 기획의 전체적인 시도엔 박수를 치는데, 뭔가 의식 전환 면에서는 너무 앞서간 측면이 있는 거 같아. 이 사람들은 정말로 밑바닥 빈곤층이잖아. 이들이 이런 기사를 읽을 리 없고, 결국 이 기사를 읽고 의식을 바꿔나갈 사람은 이들보다 위에 있는 계층인데, 그들에게 덜 어필된 것 같아. 홍부일 특집 ‘정교일치를 꿈꾸시나’와 레이디 가가를 다룬 레드 기획 기사도 기억에 남아요. 우선 레이디 가가 기사를 말하자면, 그의 광팬이긴 하지만, 그가 내한하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레드면 대문으로 혼자 등장해 조금 뜬금없었어요. 물론 기사는 재미있었지만. 박지숙 나도 레이디 가가 기사와 특집 기사가 재미있었어. 특집 기사는 제목도 좀 자극적이고, 안상수 원내대표 발언만 다룬 게 아니라 현 정부의 종교 편향 문제를 다뤄 좋았어. 홍부일 다른 기독교 목사님의 의견도 내보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너무 정부와 한 종교의 갈등만 부각됐어요. 박지숙 특집 ‘왜 봉은사는 타깃이 됐을까’ 기사를 읽고 좀 시원한 느낌이었어. 왜 명진 스님과 봉은사를 갖고 이러나 궁금했는데, 무엇보다 종교별로 지지층이 다름을 짚어줬어. 한나라당 표가 안 되니까 불교를 우습게 안다는 걸 내포하잖아. 홍부일 맞아요. 그리고 박노자 교수 칼럼으로 이어지는 게 독특했어요. 박지숙 칼럼들은 어땠어? 나는 ‘S라인’을 보면서 88올림픽과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국가적 행사에서 빈자는 그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겨짐을 또 한 번 느끼게 됐어. 홍부일 ‘즐거운 섹스, 건강한 삶’ 칼럼은 섹스를 너무 학문적으로 접근해 어렵게 느껴져요. 밤의 성문화 같은 걸 짚어내 올바른 성인식을 갖게 해주면 좋겠어요. 박지숙 나는 ‘아이돌 탐구반’이 공감되고 좋았는데. 홍부일 아이돌의 인기에 비례해 이런 지면이 생긴 건 좋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다루는 것 같아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어요. 제목도 너무 개인적이었고요. 무엇보다 좀 ‘오덕’스러웠어요. 오히려 ‘입만 살아가지고’가 독특한 소재에 수필 형식이어서 재미있었고, 고나무 기자님이 어떻게 소재를 변모시키며 이끌어갈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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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80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