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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독자편지] 790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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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30 17:2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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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790호
[집중 모니터링] Knocking on heaven’s door

“어머니, 나에게서 이 배지를 떼어주세요. 난 더 이상 이걸 사용할 수 없거든요. 점점 어두워져서,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 없네요. 마치 내가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때, 아직 아무것도 모를 때, 우연히 라디오에서 밥 딜런의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g on heaven’s door)을 듣고 가사를 해석하고는 감동한 적이 있었다. 시 같은 가사에 천국 같은 세상이라는 너무나 푸른 꿈을 품었더랬다.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노래를 쏙 빼닮아서였을까. 표지이야기로 다룬 기후변화 원정단 기사에서 이 노래가 떠올랐다. 환경이 중요한 문제임은 당연하지만,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는 당사국들 간의 사무적이고 이해타산적인 회의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인지, 탄소배출권을 가지고 탁구 게임을 하자는 것인지. 그래서 다른 매체와 달리 환경이 국가 이전에 사람의 문제임을 일깨워준 <한겨레21> 기사가 고맙다. 특히 개인의정서에 대한 기사는, 당연하지만 간과되는 대목들을 지적해준 것 같아 더욱 좋았다.

검찰의 한명숙 전 총리 수사를 다룬 초점 기사는 무언가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한 전 총리를 좋아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갑작스레 건네받았던 충격이 있기에 이번에는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검찰이 어떠한 근거로 그렇게 선전포고를 할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실제 기사와 제목에서는 한 전 총리를 감싸주고 검찰의 수사 근거에 대해 일일이 변명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더 깊숙이 들어가 검찰의 근거를 총체적으로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동 OTL’은 거듭할수록 노동자보다 개인에게 집중한다는 느낌이다. 노동자의 고단함이 아니라 개인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는 것 같았다. 또 분석하고 통계치를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환경에 대한 대책을 갈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독자편집위원회 첫 회의 때 임인택 기자가 “대책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실제 노동환경을 알리고 고발하기 위한 기사”라고 말했기에, 또 이 기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상을 거부했다는 ‘만리재에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기사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지금까지와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어서 아쉽다.

홍부일 19기 독자편집위원

삼성특검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2008년 7월16일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한겨레21> 박승화 기자


- 경제 ‘이건희 사면, 결단만 남았다?’ 댓글

스포츠 관련자들은 보너스나 노리고 사면하자고?

언론은 콩고물이나 바라며 침묵하면서 동조하고?

정치인들은 정치자금 기부나 바라며 사면하자고?

썩어빠진 것들. 이것들이 바로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공공의 적이다.(jooksing)

역설의 코펜하겐, 6대의 자전거가 간다

→선진국에 지난 수백 년간의 탄소 배출 책임을 묻는 것이 옳겠죠. 하지만 힘의 논리 앞에 진실과 정의는 저 뒷전의 일일 뿐임이 안타깝군요. florescent

빈곤은 뫼비우스 띠처럼

→현재 취업 준비 중인 학생입니다. ‘노동 OTL’ 때문에 오랜만에 <한겨레21>을 샀네요. 취업을 준비하느라 힘들지만 이런 글에 자극받아 다시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현실 속에 녹아 있는 글 많이 써주세요. 오랜만에 ‘역시 <한겨레21>’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theblue0417

→(기사 맨 끝에) [21]이 찍힌 곳에 다다라서야 알았습니다. ‘아차, 이건 소설이 아니라 기사지.’ hlkkm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풍족하지 않은 생활로 능력에 비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부모님을 조금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성인이 되고 보니 부모님께서 자식들 키우느라 얼마나 열심히 사셨는지,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는지 알겠습니다. 돈 없어도 가난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기사 읽으며 다시 다짐합니다. shad320

월드컵 B조 그들은 누구인가

→나이지리아에 대해 궁금했는데,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kimbg20

→좋은 기사 감사. sendoha

→재밌고 알찬 내용이었습니다. <율리시즈의 시선> 꼭 챙겨봐야겠네요. up21ce

당신의 우울

→불편한 사실, 아니 실은 불의에 대해 눈감고 외면하는 것이 더 쉽더군요. 수많은 부정과 불의에 대해 자신을 던질 용기 따위는 없는 나는 그냥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것이 편해집니다. 소시민으로서 대한민국 사회의 대세에 편승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 살아가는 방식이네요. ama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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