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새 폴더는 왜 새 이름이죠?

783
등록 : 2009-10-26 17:02 수정 : 2009-10-30 13:46

크게 작게

새 폴더는 왜 새 이름이죠?
컴퓨터 디스크에 새 폴더를 만들 때마다 궁금했던 건데요, ‘새 폴더 만들기’를 하면 왜 ‘논병아리’ ‘할미새사촌’ ‘가마우지’ ‘메추라기’ ‘조롱이’ ‘말똥가리’ ‘동고비’ 같이 새 이름으로 새 폴더 이름이 정해지는 건가요? 그리고 이런 폴더 이름이 지정되는 데도 어떤 순서가 있는 건가요?(장소영)

→ 모든 컴퓨터 환경에서 새 폴더 이름이 ‘새 이름’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파일을 압축하거나 푸는 알집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깐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스트소프트사에 연락해보니 ‘새 이름’은 알집을 처음 만든 민영환 이사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알집이라는 이름부터 개발자 민 이사의 아이디인 ‘alsdream’에서 따왔습니다. ‘알의 꿈’이라는 뜻이라네요. 맨 처음에는 ‘민’을 영타로 칠 경우 나오는 als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새 이름’을 붙인 것은 윈도에서 폴더를 새로 만들면 한글로 ‘새 폴더’라고 생기는 것에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새(new)를 새(bird)로 바꾼 거죠. 새 폴더 이름으로 한자어로 된 새 이름이나 끝이 ‘새’로 끝나는 새 이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참새나 황새라는 폴더명은 없답니다. 처음에 40개 정도의 새 이름을 찾아 등록했고, 앞으로 새로운 새 이름을 발견하면 더 추가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40개 이상의 새 폴더를 계속 만들면 ‘새 비둘기’ ‘새 어치’같이 새 이름 앞에 다시 ‘새’를 붙인 폴더가 나옵니다. 여기서 계속 만들면 ‘새 새 비둘기’ ‘새 새 어치’… ‘새 새 새 비둘기’ ‘새 새 새 어치’ 등으로 만들어집니다. 더 만들다 보면 ‘제발 그만 좀 만들어’ ‘쫌~~’ ‘부탁이야’ ‘새 이름도 바닥났어’ ‘정 그렇게 나온다면’ 등이 폴더 이름으로 나타납니다. 일요일 오후 텔레비전에서 재방송만 하고 친구는 전화를 안 받고 애인은 도망갔을 때 한번 해보십시오.

이처럼 프로그램에 숨겨놓은 장난을 ‘이스터 에그’라고 합니다. 이스터 에그는 부활절 달걀이라는 뜻입니다. 부활절에 삶은 달걀을 나눠주는데 가끔 장난기 있는 기독교인들이 삶은 달걀 대신 날달걀을 나눠주곤 했습니다. 삶은 달걀인 줄 알고 톡톡 깼는데 퍽 터지면 깜짝 놀라겠지요. 이스터 에그는 소프트웨어의 정상적인 기능이 아니라서 설명서에는 없습니다. 그럼 컴퓨터에서 몇 개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겠습니다.

프리셀에서 ‘무조건 승리’하고 싶으시다면, 윈도 ‘시작’을 누르고 ‘실행’ 화면에서 ‘Freecell’을 입력하십시오. 계속해서 ‘게임’ → ‘새 게임’을 선택합니다. ‘Ctrl + Shift + F10’을 누릅니다. 나오는 메시지 창에서 ‘Abort’(중단)를 누르면 ‘무조건 승리’가 됩니다. ‘Retry’(다시 시도)는 ‘무조건 패’, ‘Ignore’(무시)는 취소가 됩니다.

구글 어스에서 ‘KFC 할아버지’를 찾아볼까요? 검색창에 ‘37°38´46.50˝N 115°45´2.98˝W’를 입력하면 할아버지가 나타납니다. ‘45°7´25.87˝N 123°6´48.97˝W’를 입력하면 ‘불여우’, ‘28 23 46 N 81 34 42.11 W’를 입력하면 ‘미키마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습니다. 손가락질당할까 묻기 두려웠던 4차원 질문,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던 이 세상 최초의 질문, 부지런히 발로 뛰어야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han21@hani.co.kr보내주십시오. 당신의 ‘거대한 의문부호’에 느낌표를 준비하겠습니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