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권씨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보내드리고 나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사건이 내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다. 4. 전자우편 주소가 ‘whynot’으로 시작한다. <한겨레21> 연중 시리즈와 이름이 같은데. 인식 전환을 뜻하는 상징적인 말인 것 같다. ‘사고의 전환’이랄까. 4~5년 전부터 써왔다. 나중에 영화사를 만든다면 이 이름을 쓰고 싶었는데 외국에 이미 있더라. 5. <한겨레21>은 언제부터 봤나. 1996년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한 대학의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때 연세대 ‘종합관 사태’가 있었는데, 대학에 붙은 대자보와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당시 집에서 보던 신문에 실린 기사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달라 충격이었다. 우연히 본 <한겨레>에 내가 본 것과 같은 사실이 실려 있더라. 그때부터 신문을 정기구독하고 <한겨레21>은 도서관에서 꾸준히 봐왔다. 6. <한겨레21> 정기구독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애독자로서 무료로만 보는 것이 늘 미안했다.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의 좋은 뜻에 공감했고 더 이상 미안해질 수 없어 신청했다. 7. 희망제작소를 지원단체로 정한 이유는. 공공디자인과 지역사회 문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일으키는 일 등 희망제작소의 인식에 공감해서다. 비판과 견제라는 시민단체의 역할을 넘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8.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구체적인 기사보다 처음 접했을 때 받은 느낌과 떨림이 기억난다. 고등학교 때 사회가 온통 거짓으로 가득 찬 곳 같았는데 ‘구원’처럼 다가왔다. 이후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잘 몰랐던 제주 4·3 사건 등 과거사 관련 기사들을 보면 가슴이 떨렸다. 9. <한겨레21>에 아쉬운 점은. 10년 넘게 무료 독자여서 늘 고맙기만 했다. 이제 구독료를 내고 보게 됐으니 앞으로 잘 살펴보겠다. 하하하. 10. <한겨레21>에 바라는 점은. 일반인들의 시선이 가 닿지 않는 곳을 비추는 따뜻한 기사도 좋지만 한발 물러나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기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