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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독자편지] 754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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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16 21:33 수정 : 2009-04-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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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모니터링]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한겨레21> 754호

나는 여성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잘 모르고 십분 양보해도 페미니스트도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상당한 배움의 시간이다. 몸으로 느낀 여성주의라고나 할까. 같은 능력이어도 기왕이면 남성의 노동력을 선호하는 사회, 그리고 남성 권위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수많은 조직문화를 보면 그렇다.

이런 문제제기가 사회 내에 교묘하게 깃든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대한 이름 없는 여성의 평범한 분노와 좌절이라면, 이번 <한겨레21> 표지이야기는 여성의 분노를, 특히 30대 여성의 서러움을 표면화한 점에 눈길이 간다. 30대 여성 비정규직 이야기는 ‘사람’ 이야기다. 수치상으로는 한 사회의 절반이나 차지하면서도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라 눈물이 났다. 언론에서는 대학 진학률은 물론 각종 고시까지 여풍이 대세라고 말하지만, 삶을 돌아볼 때 ‘남성과 여성의 삶이 동등해졌냐’는 물음에 누가 감히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비정규직인 것도 서러운데 만만한 30대 아줌마를 대상으로 하는 ‘표적 실업’은 그녀들이 투사가 된 이유를 뒷받침했다. 30대 여성의 삶을 짓누르는 유리천장, 아니 콘크리트 장벽을 확인하게 해준 기사였다.

매화 피고 산새 우는 봄날이 더 잔인한 이유는 또 있었다. 나의 인턴 경험은 유익했다. 사회생활도 경험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임시직을 주며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선다는 기업과 정부는 과연 양심이 있는 걸까. 소속감 없이 일하는 하루의 괴로움을 그들은 알까. 인턴은 사람의 마음이 동해서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기에 찾는 사람이나 만들어준 사람이나 그 자리를 귀히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씁쓸한 일자리다. 제발 젊은이들의 열정마저 이용하지 말길 바란다.

15살이 되어서도 처음처럼 사람이 귀하다는 점, 그중에서도 스스로 말할 수 없는 소수자이자 약자인 여성과 청년을 바라봐준 점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에 <한겨레21>이 기특해 보이는 이유다.

최우리 17기 독자편집위원


‘합리적 보수에 관한 보고서’. 사진 한겨레 장철규 기자

더 추천해보자면 고종석 <한국일보> 객원 논설위원 또는 자신은 절대 진보주의자가 아니라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 정도 어떨까. - ‘합리적 보수에 관한 보고서’ 댓글(yuha99)

30대 여성 ‘표적’ 실업

→기사 잘 보았습니다~. 사진의 여성분이 외롭고 안타까워 보이네요. 요즘 고학력 실업자들도 많고, 인턴도 못해 난리인데…, 게다가 여자라고 이렇게 인간 취급 못 받고 우선 해고되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ksj0613

헌법소원 군법무관 파면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군을 위해 존재하는 사조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군 조직도 국민의 상식이 통하는 수준에서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한국군의 수뇌부는 폐쇄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초법적인 위치에서 군림하고 있다. 군의 특수성만 강조하며 사회적 상식조차 거부한다면 외부의 비판과 함께 내부적 분열이 발생할 것이다. esc5470

‘합리적 보수’ 보고서

→합리적 보수주의? 일관된 합리성을 주장한다면 보수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주의, 더 나아가 진보주의여야 하는 것 아닌가? nj21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실제(색)란 결국 에너지의 고밀도이며 가상(공)이라는 것은 그것의 진공화일 뿐이다. 그러나 가상은 가상이다. 아무리 영화에 몰입해 주인공과 동일감을 이루었다고 해도 영화관에서 나오는 순간 현실의 나약한 자신을 확인한다. 가상은 실상의 반영인 동시에 영영 일체화되지 못하는 꿈이다. arcueid

→가상공간은 현실의 비참함을 망각하려는 개인의 나약함을 이용한 경제원리의 최대 쾌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개인에게 만족을 주었다 한들 이는 마약과 같은 쾌감일 뿐이다. wlcjf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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