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영순 충남 공주시 신관동
중학교 생활을 끝으로 고향 집에서의 마음 편한 생활에서 벗어나 객지에서 조금은 외롭고 쓸쓸한 7년간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생활을 했다.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해의 2월, 나는 사범대학을 갓 졸업하고 3월부터 어느 시골의 중학교로 발령받아 초년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여전히 객지 생활이 이어졌는데, 학교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면 방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생활이 이어졌다.
책을 읽고 수업 자료를 만들며 지내는 생활도 몇 년이 흐르니까 점점 나만의 여유 시간이 많아져갔는데, 특히 겨울이면 한참을 자고 나도 날이 샐 줄을 몰랐다. 이때에 결국 말 없는 대화 친구로 작은 텔레비전을 장만해 들여놓았다.
때로는 습관처럼 시간을 함께하면서 문득 ‘바보상자’와 친구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데 이만한 물건이 없었다.
시골이라 어둑어둑한 밤에는 여자 혼자서 밤길을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았고, 컴퓨터나 인터넷, 휴대전화가 대중화되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외부와의 소통이 여의치도 않았다. 그때 텔레비전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혼자 살기를 몇 년 한 뒤 학교가 있는 곳이 고향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하숙집을 정리하면서 텔레비전이 아직은 쓸 만하고 정도 듬뿍 들었기에 버리기가 아까워 시댁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근무지가 바뀌면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몇 년간의 생활도 정리하게 되었고, 다른 곳으로 생활의 근거지를 옮기면서 이 물건은 그냥 우리 방에 두고서 나왔다. 시골에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다. 올해로 아이는 예전에 내가 객지 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나이가 됐다. 아직도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서 쌩쌩 잘 돌아가는 이 텔레비전이 주말 저녁이면 찾아가는 나와 가족에게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시골이라 어둑어둑한 밤에는 여자 혼자서 밤길을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았고, 컴퓨터나 인터넷, 휴대전화가 대중화되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외부와의 소통이 여의치도 않았다. 그때 텔레비전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혼자 살기를 몇 년 한 뒤 학교가 있는 곳이 고향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하숙집을 정리하면서 텔레비전이 아직은 쓸 만하고 정도 듬뿍 들었기에 버리기가 아까워 시댁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근무지가 바뀌면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몇 년간의 생활도 정리하게 되었고, 다른 곳으로 생활의 근거지를 옮기면서 이 물건은 그냥 우리 방에 두고서 나왔다. 시골에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다. 올해로 아이는 예전에 내가 객지 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나이가 됐다. 아직도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서 쌩쌩 잘 돌아가는 이 텔레비전이 주말 저녁이면 찾아가는 나와 가족에게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