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을 불러낸 건 평화
표지이야기 ‘촛불은 평화다’는 촛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었던 기획이다. “비폭력, 직접행동, 가장 끈질긴 저항.” 이들은 촛불의 성격과 의미, 향후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열쇳말이라 생각된다. 나 역시도 신부님들의 등장에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감동을 받았다. 어디로 갈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을 때 그분들은 홀연히 나타나 상처를 어루만져주셨다. 그간 이 땅에서 목격해온 종교는 그다지 거룩하지도 위로가 되지도 못했지만, 시청 광장에 피어난 백합꽃 든 신부님들을 보니, 임수경양의 손을 잡고 휴전선을 넘어오던 문규현 신부님 모습이 사진처럼 포개졌다. 20년이 다 되어가건만 그때의 기억,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오늘날 우리 모두가 목격했던 시청의 백합꽃도 앞으로 20년은 족히 싱싱하리라. 종교인들을 시청으로 불러낼 수 있었던 건 비폭력이었다. 내가 더 옳다고 주장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다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주장하고 싶었던 거다. 거기다 더 옳고 더 나쁘다는 생각의 틀을 들이댄 건 국가라는 이름의 권력이었다.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어려운 ‘나쁜’ 공권력에도 사람들은 모질게 할 수만은 없었다. 쓰러진 전경을 일으켜 세우고 시민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던 것도 촛불이었다는 대목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popula
지하철 내린 뒤엔 -┌ 인권 OTL ‘지옥철과 만원버스, 깨지 않는 악몽’ 기사를 읽으니, 지난 3년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숨 막히게 하네요. 지금은 휴학생이지만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에 갔다 오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경기 용인 죽전에서 서울 상도동에 있는 학교에 가는 길은 마을버스·지하철인데,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니 만만치 않은 경로랍니다. 특히 아침 9시 수업이 있는 날이면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10분쯤엔 집을 나서 지하철을 타러 가야 하는데, 출근 시간이라 버스와 지하철은 사람들이 꽉꽉 채워져 있는 건 기본입니다. 그때는 ‘인권침해’라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아침 9시에 수업을 잡은 교수님이나, 통학하기 힘든데도 자취를 시켜주시지 않는 부모님만 원망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많은 인파를 헤치고 나오면 아침부터 기운이 빠지고,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면 활기찬 아침 시간에 제 표정은 항상 -┌ 이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한창 활기찬 20대 초반을 아침마다 지옥철에 빼앗긴 거지요. 과연 정부가 행복추구권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지켜주진 못하더라도 빼앗아가진 말았으면 좋겠네요. 강보희(020401) 당신은 어떤 교과서로 배웠나요 엄마, 나 학교가 너무 싫어, 나 한국에서 대학 안 가고 2세를 위해서라도 한국에서 안 살 거야, 라고 만날 말하던 나. 이제부터 조심해야겠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명예훼손죄로 잡으러 올지도 모르니깐요. 분명히 학교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주춧돌은 시민이고, 시민은 어떤 의견도 떳떳이 말할 수 있으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라는 곳은 시민의 뜻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권력을 감시하고 자제시킬 소명이 있다고 배웠는데…. ‘조·중·동의 다음 죽이기’에 나온 것처럼 시민들이 이야기하는 곳인 인터넷 포털을 압박하는 언론사와 권력기관이나, 명예훼손을 했다고 방송사를 고발하는 정부나, 저랑 같은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은 것만큼은 확실한 거 같네요. ㅎㅎ. 김해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내린 뒤엔 -┌ 인권 OTL ‘지옥철과 만원버스, 깨지 않는 악몽’ 기사를 읽으니, 지난 3년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숨 막히게 하네요. 지금은 휴학생이지만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에 갔다 오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경기 용인 죽전에서 서울 상도동에 있는 학교에 가는 길은 마을버스·지하철인데,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니 만만치 않은 경로랍니다. 특히 아침 9시 수업이 있는 날이면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10분쯤엔 집을 나서 지하철을 타러 가야 하는데, 출근 시간이라 버스와 지하철은 사람들이 꽉꽉 채워져 있는 건 기본입니다. 그때는 ‘인권침해’라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아침 9시에 수업을 잡은 교수님이나, 통학하기 힘든데도 자취를 시켜주시지 않는 부모님만 원망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많은 인파를 헤치고 나오면 아침부터 기운이 빠지고,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면 활기찬 아침 시간에 제 표정은 항상 -┌ 이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한창 활기찬 20대 초반을 아침마다 지옥철에 빼앗긴 거지요. 과연 정부가 행복추구권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지켜주진 못하더라도 빼앗아가진 말았으면 좋겠네요. 강보희(020401) 당신은 어떤 교과서로 배웠나요 엄마, 나 학교가 너무 싫어, 나 한국에서 대학 안 가고 2세를 위해서라도 한국에서 안 살 거야, 라고 만날 말하던 나. 이제부터 조심해야겠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명예훼손죄로 잡으러 올지도 모르니깐요. 분명히 학교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주춧돌은 시민이고, 시민은 어떤 의견도 떳떳이 말할 수 있으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라는 곳은 시민의 뜻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권력을 감시하고 자제시킬 소명이 있다고 배웠는데…. ‘조·중·동의 다음 죽이기’에 나온 것처럼 시민들이 이야기하는 곳인 인터넷 포털을 압박하는 언론사와 권력기관이나, 명예훼손을 했다고 방송사를 고발하는 정부나, 저랑 같은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은 것만큼은 확실한 거 같네요. ㅎㅎ. 김해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