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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주의 정기독자] 지구 걱정에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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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28 00:00 수정 : 2008-12-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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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692호 ‘지구 종단 3부작’의 마지막 편을 보고 나니 도저히 잠이 오지 않네요. 고3이 되는 만큼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남극의 처절한 속살을 보고 있자니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 밤, 잠은 다 잔 것 같다는 엽서를 보내온 김진형(18)군에게 연락을 했다. “그날 잠은 잤어요?”라고 묻자 “엽서를 쓰고 나니 더 잠이 안 오더”란다. 서서히 수중도시가 되고 있는 투발루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귀엽고 무력한 펭귄이 아른거렸다고.

그는 전주의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에 재학 중이다. 자신은 학생이며, ‘전쟁 중’이라고 한다. “대입을 코앞에 둔 입시 병사죠. 끊임없이 훈련(공부)하며 적의 동태를 확인한 다음(문제 파악) 간혹 적과 비슷한 가상의 적으로 모의훈련도 하며(모의고사), 결전의 날 하루 동안 수많은 적을 물리치고 와야 합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한겨레21>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기숙사에서 지내자니 바깥 소식을 알려줄 매체가 필요했다. 각종 주간지를 쫙 펴놓고 살펴보다가 ‘딱 내 스타일’로 보이는 <한겨레21>을 택했다고 한다.

이과생인 그는 과학과 경제 기사에 관심이 많다. 1학년 때는 개인연구 시간에 한 제품의 경제성과 관련해 논문을 써야 했는데 그때 참고문헌으로 <한겨레21>을 활용했다. “지도 교수님께 글 솜씨가 좋다고 칭찬을 들었어요. <한겨레21>을 ‘표절’한 부분을 두고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었지요.”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슬쩍 사과도 건넨다.


독자들에게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란 책도 권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보드게임을 하고 난 것처럼 기분이 한층 ‘업’ 됩니다. 책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읽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놀랄 만한 발상도 있어요.” 함께 전쟁 중인 고3 학생들이 참고할 만하다. “<한겨레21>도 보고 나면 창조적 발상이 머릿속에서 움찔움찔 움직이는 느낌이 듭니다. 남다른 아이디어, 참신한 시각으로 허점을 찌르는 기사가 좋습니다.” 전쟁 중에도 ‘눈 뜨는 순간부터 눈 감는 순간까지 화끈한 삶’을 살겠다는 한마디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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